20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31일 0시부터 시작된 공식 선거운동은 투표 하루 전일 내달 12일 자정까지 13일간 할 수 있다. 그동안 예비후보로 제한적인 선거운동을 해온 후보자들은 이제부터 공직선거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야 각 당과 후보 진영에서는 이미 본격적인 선거체제를 갖추고 유권자들과의 접촉을 늘려가고 있다. 이미 방송과 신문들이 지역구별 후보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는 가운데 후보별로 홍보를 위한 현수막이 내걸리고 자동차에 부착한 확성장치 등을 이용한 연설도 벌어지고 있다. 또한 선거벽보가 부착되고 선거공보가 배달되는 등으로 선거분위기는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그 어느 총선 때보다 차갑다는 소식이다. 금강일보 취재기자들이 만나본 유권자들의 반응은 ‘정치 혐오’라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전하고 있다. 자신의 지역구에 누가 출마하는지도 모르는 주민이 상당수에 이르고, “먹고 살기도 힘든데 뭔 선거냐”, “맨날 쌈박질만 하는 국회의원들을 또 뽑아야 하느냐”는 등의 비아냥이 나돌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유권자들의 정치혐오가 극에 달한 것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여야 각 당의 공천과정에서 나타난 패권정치에 대해 실망을 넘어 신물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이번 총선이 역대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정치혐오에 의한 투표 무관심은 더 심한 정치혐오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고해봐야 한다. 그 나라의 정치수준은 국민의 수준과 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그동안 국민을 실망시킨 갖가지 추태와 속보이는 행태를 보인 정치인들은 바로 우리 유권자들이 뽑은 인물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선거에 대한 무관심과 투표 불참이 불러올 더 큰 문제는 민심과는 동떨어진 선거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각 당의 공약을 살펴보고 출마한 후보들의 면면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최선의 후보가 없다면 차선이라도 택한다는 자세로 관심을 갖고 투표할 준비를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