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 고용복지 서비스 확충 시급

하루 일당 15만 3000원, 일감이 있는 날은 2.5일당 한 번, 평균 연봉은 2300만 원.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1시간의 식사 시간과 37분의 휴식시간, 2시간의 출퇴근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8시간 40분을 일하는 건설근로자의 평균 수입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최근 1년 이내 근로기록이 있는 퇴직공제가입 건설근로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3일 내놨다. 임금과 복지, 노동시간 등 근로 여건에서 큰 불만이 잠재돼 있다.

최근 1개월간 근무한 건설현장은 2.2곳이며 숙련도가 떨어지는 일반공이나 조공이 좀 더 많은 현장을 빈번하게 이동했다. 기능이 취약한 건설근로자는 고용 불안도 클 수밖에 없다. 응답자 10명 중 2명은 여전히 구두로만 근로계약을 했고 휴게시설이 없는 곳에서 일한 근로자도 38.6%에 달했다. 고용보험 63.9%, 건강보험(직장가입) 15.2%, 국민연금(직장가입) 14.7% 등 사회보험가입률도 극히 낮은 수준이다. 건설현장을 떠돌다보니 사회보험 혜택에 기댈 형편이 안 된다. 일당은 15만 원 정도고 연중 일을 한 날은 149일 정도다. 연봉으로 따져보면 2300만 원 꼴이다. 일반 근로자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직업·삶에 대한 만족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현재 삶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14.9%만 “그렇다”고 했다. 그렇다고 생계의 끈을 놓을 수도 없다. 72.3%는 “체력이 허락한다면 계속 이 일을 하겠다”고 했다.

건설근로자 10명 중 8명(81.4%)은 건설현장에서만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다. 다른 분야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건설현장을 떠날 수도 없다. 또 대부분(85.4%) 팀·반장 등 인맥에 의해 일감을 얻고 있어 고용불안도 크다. 응답자의 44.4%가 “고용불안을 심하게 느낀다”고 답했다. 임금에 대한 불만족 비율은 41.6%(만족 7.6%)로 집계됐고 노동시간에 대한 불만족 비율은 44.1%(만족 6.7%)로 조사됐다.

직무 관련 교육훈련 여건도 열악하다. 최근 3년 새 건설 관련 교육훈련에 참가한 비율은 16.1%에 불과하다. 참여 횟수도 평균 1.8회로 1년에 한 번도 안 된다. 교육을 통한 기능 향상이 이들이 희망을 걸어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성장사다리인데 그 기회가 절대적으로 적다.

권영순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은 “건설근로자의 고용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 강화와 건설사업주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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