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역사 도시 홍성은 오랜 세월 공주, 충주, 청주와 더불어 충청지역의 4대 도시로 성장했다. 그러나 근대 이후 도시의 성장이 멈춰 지금은 낙후된 농촌으로 주저 앉아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지역의 거점도시 역할을 했던 목(牧) 이상의 도시 중 현재를 기준으로 할 때 가장 발전하지 못한 지역이 홍성이다. 설상가상 일제강점기 때 일본어로 공주(公州)와 홍주(洪州)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인근 결성현과 합병해 홍성으로 이름까지 바뀌었다. 거점도시의 상징인 주(州) 명칭까지 상실한 것이다.

교통이 발달한 도시들이 산업화에 속도를 내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동안 홍성은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만 했다.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출돼 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기보다는 뒷걸음질을 쳤다. 예산군과 걸쳐있는 내포신도시에 도청과 도 단위 기관들이 대거 입주하며 인구가 유입돼 홍북면을 중심으로 성장 가능성을 찾기 시작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충청권의 대표적 역사도시인 홍성은 무궁한 문화잠재력을 갖춘 도시이다. 홍주읍성을 비롯해 과거 충청권 중핵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다수의 문화재가 있고, 걸출한 인물들도 많이 배출했다. 그러한 콘텐츠를 잘 살려내면 홍성은 역사도시, 문화도시로 주목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관광도시로 성장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시도가 없었다.

그러던 중 홍주읍성 주변 역사문화 관광자원사업이 추진된다고 하니 반갑고 기쁘다. 충남도가 공모한 2017 공공디자인 공모사업에 ‘천년 홍주 조양문’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천년 홍주 조양문 거리 개선사업이 최종 선정됐다. 이 사업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조양문에서 장군상 오거리까지 약 780m에 32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보도블록 정비, 전선지 지중화 등 보행환경 개선을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또 홍주교에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한편 가로등 보강, 옥외공고물 정비, 안전위해시설 정비, 편의시설 정비 등도 병행된다.

이 사업을 통해 해당 구간을 야간 관광명소화 한다는 것이 홍성군의 구상이다. 이제야 역사도시 홍주, 문화도시 홍성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 도약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으니 반갑기 그지없다. 더욱이 내년이 홍주지명 탄생 1000년이 되는 해라니 의미가 더해진다. 홍성군은 홍주성 일원 역사문화관광자원 조성을 위한 각종 사업도 지속적으로 연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0세기가 산업도시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문화도시의 시대임이 분명하다. 오랜 잠에서 깨어나 역사도시, 문화도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홍성군에 격려와 갈채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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