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편하게 공부하세요…1인용 좌석 등 구조 변화

한때 카페에서 뜨거운 눈총을 받던 '카공족'이 이젠 귀한 손님이 됐다. 특히나 종강을 앞둔 대학가 주변 카페들은 기말고사 준비에 열중인 학생들을 모시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그동안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카공족’은 진상손님으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커피 한 잔 시켜놓고 한두 시간은 기본으로 자리를 차지하는 바람에 카페 업주들 입장에선 여간 골칫거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랬던 카페들이 최근 카공족들이 맘 편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공간구조 변화를 꾀하고 있다. 도서관과 유사한 1인용 책상은 물론 좌석마다 노트북을 충전할 수 있게 콘센트도 설치하는 등 카페들이‘카페브러리(Cafelibrary)’로의 변신에 나섰다.

카페의 변신은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테이블 회전율을 낮춘다며 따가운 시선을 보냈던 카페들이 이젠 앞 다퉈 카공족 모시기에 나선 거다. 특히나 지역 상권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많은 대학가의 카페들은 카공족을 겨냥한 학습공간, 직장인들이 많은 곳은 회의나 업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면서 발상의 전환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가 상권과 고객 유형을 분석한 맞춤형 매장을 늘려가면서 이 같은 차별화 전략은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에 따르면 카공족들을 위한 1인 좌석을 늘리면서 매장 오픈 초기보다 매출이 평균 30%, 최대 14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와 함께 시간대별로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 및 플레이트 메뉴 등 카공족을 겨냥한 맞춤형 메뉴 구성도 한몫했다는 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마케팅 전략 변화가 개인화되는 사회풍조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고 진단한다. 혼자서 카페에 방문하는 카공족들이 늘어나면서 업계들이 이들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었다는 거다.

한국마케팅학회 이규현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집단주의 풍조가 약화되고 사회 전체에 개인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업계들도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마케팅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개인화 경향이 짙어질수록 앞으로 카페들의 카공족 공략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공족들도 카페의 변화에 한 시름 놓는 분위기다. 대학생 김제현(23) 씨는 “평소 너무 조용한 분위기에선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어 카페를 찾았지만 오래 있기에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았다”며 “지금은 1인 좌석이나 콘센트도 자리마다 구비돼 있어 눈치보지 않고 공부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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