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없어 헛걸음 잇따라

홍보도 안내문도 없어 혼선

절차 산적··· "복지부 뭐했나"

“첫날이라고 하기에 동네 슈퍼마켓에서 찾아봤는데 박카스는 물론 연고도 없던데요?” (직장인 김 모 씨)
“언제부터 팔아도 되는거죠?” (대전 서구 모 수퍼마켓 주인)

약국에서만 판매됐던 박카스, 마데카솔 등 48개 일반의약품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21일부터 약국 외 판매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정작 이날 대전과 충남은 물론 전국의 슈퍼마켓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 소매점에서는 이 제품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약국 외 판매 허용 첫날 곳곳서 혼선
이날 48개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 개시는 보건복지부의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 개정안’이 이날 부로 공포, 시행된데 따른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를 위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정되는 액상소화제, 정장제, 외용제 중 일부 품목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키로 하고 행정예고를 거쳐 이날부터 약국 뿐 아니라 슈퍼마켓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 소매점에서도 판매가 가능토록 했다. 또 기존에 ‘일반의약품’으로 표시돼 유통되고 있는 이 제품의 재고분도 소매점 판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시행 첫날 편의점은 물론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에선 이들 품목을 찾아보기 힘들어 일부 시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일부 슈퍼마켓은 도매상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구매해 물품 판매에 나섰으나 전체적으론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시민들은 헛걸음만 연발했다.
직장인 김성호 씨는 “동네 슈퍼에 들렀다가 혹시나 하고 박카스나 연고 등이 있냐고 물어봤더니 ‘언제부터 팔아도 되는거냐’고 되물어왔다”며 “공급물량이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홍보도 아직 제대로 안 된것 같다”고 말했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에 의약외품을 판매한다는 안내문이나 스티커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게 시민들의 전언이다.

◆제약회사, 약국 눈치보기?
48개 품목이 슈퍼, 편의점, 대형마크 등에서 판매가 가능해졌지만 실질적으로 유통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또 일부 품목은 원활하게 편의점에 공급될지도 미지수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품목의 경우 제약회사 등이 약사회 등 약국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복지부가 약국외 판매를 둘러싼 의사와 약사간 갈등을 제대로 중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편의점 업계 “다음주 말쯤 가야”
당장 21일부터 판매가 가능했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이 슈퍼마켓에서 의약외품 전환 품목을 사려면 빨라도 다음 주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상품 등록에 따른 공급가 등에 대한 제약회사와 도매업자의 거래계약 체결, 상품 코드 등록 등 행정상 준비절차에 일주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부 편의점들은 준비 절차를 거쳐 오는 28일부터 단계적으로 판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박카스의 경우 동아제약이 공급물량이 원활치 않다는 이유로 직접 공급이 어렵다는 입장인 데다 중간상 역시 편의점에 납품할 여력이 없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약국 외 구매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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