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김규리, 이채연, 이태실

2012년 국제 물협회에서 발표한 내용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민들의 일인당 하루 물 소비량은 333L이다. 이는 영국 국민들의 일인당 하루 물 소비량이 149L, 덴마크는 114L인것을 감안하였을 때 약 2~3배 더 많은 양의 물을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높은 물 소비량이 정부의 정책적인 측면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여 이를 살펴보려고  한다.

1. 대한민국의 물 소비량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대한민국의 높은 물 소비량의 주원인은 상수도의 요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국제 물협회에서 2012년 9월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세제곱미터당 상수도 평균 요금 610원이다. 이는 동일한 자료를 통해 본 다른 나라의 세제곱 미터당 상수도 평균 요금에 비해 현저히 싼 가격이다.이러한 대한민국의 낮은 상수도 요금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물 소비에 대한 인지를 무감각화시켜 물 과소비에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2. 대한민국의 상수도 요금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민국의 낮은 수돗물 원가에서 상수 요금이 낮은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국제물협회(IWA)가 발표한 2011년 세계 수도 생산원가에 현재 환율을 적용해보면 서울의 수돗물 원가는 1세제곱미터당 697원이다. 위의 자료에 의하면 서울을 제외한 세계 주요도시들은 적게는 1300원부터 많게는 4500원까지 수돗물 원가를 책정했다. 그렇다면 서울은 어떻게 낮은 원가의 수돗물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일까? 이는 서울의 낮은 인건비와 높은 유수율 때문이다.

지난 1999년  서울시의 상수도사업본부 총인원은 4500명이었다. 이후 상수도 사업 본부는 정수시설을 자동화하고 검침 시스템을 전산화하여 현재 2017년에는 1970명의 인력이 사용된다고 한다. 이렇게 인건비는 크게 감소했고 이는 수돗물의 생산비용 절감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높은 유수율도 낮은 수돗물 원가와 관련되어 있다. 유수율이란, 수돗물 총생산량 가운데 누수되지 않고 경제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급수량의 비율을 뜻한다. 유수율이 높다는 뜻은 전체 생산되는 물의 양 중에 누수되지 않고 판매되는 물의 양이 많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유수율이 높다면 그만큼 버려지는 물의 양은 적고 그만큼 물 생산 효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특별시에서 제공한 1989년부터 2014년까지의 서울시의 누수발생건수와 유수율의 상관그래프에 따르면 그래프를 보면 누수발생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를, 유수율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1989년에 서울시의 유수율은 매우 낮은 59.4%을 기록했다. 하지만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1989년부터 누수 관련 빅데이터 77만건을 누수발생 특징별로 분석하고 사전에 누수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수립하여 추진해온 결과, 2016년 마침내 전국 역사상 최고 기록인 95.3%를 달성했다. 이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상수도 유수율 기록이다. 이러한 서울시 유수율의 증가는 누수량을 줄이고 생산효율을 높여 수돗물 생산 원가를 낮추는데 큰 역할을 했다.

 

3. 그렇다면 물 소비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로, 대한민국의 수도요금 징수목표를 재설정 해야한다. 다른 나라들의 수도요금에는 각종 부담금과 재평가 적립금, 그리고 미래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한 자금이 포함된다. 한편, 대한민국은 현상 유지와 수돗물 원가 보상 측면에서만 수도요금을 측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수도요금은 낮게 측정되고, 국민의 물 소비량이 많은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징수목표인 원가보상측면뿐만 아니라 여러 유럽국가들처럼 미래기후변화에 대비하고 자원 환경적 비용을 고려하는 징수목표를 세워야 한다.

두번째로, 재설정된 징수목표에 따라 대한민국의 수돗물 요금을 올려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수도요금은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수돗물이 공공재의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기는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자료 의하면 원가를 보상하기 위해 상수도사업본부는 매년 약 256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재정적 손실은 제 곳에 사용되어 하는 자금을 다른 곳에 사용함으로써 계속된 악순환을 초래한다. 마냥 상수도 요금을 비싸게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물이 과소비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물부족국가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은 대체할 자원이 없다.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물'을 이대로 소비한다면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초래할 것이다. 이는 어떠한 기술의 개발이 아닌 우리의 물 소비량 감소로부터 예방할 수 있다. 우리 모두 이를 인지하고 개인적으로, 또 정책적으로 물 소비량을 줄이는데 기여해야 한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서로 한발짝 물러서서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는 태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연세대학교 김규리, 이채연, 이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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