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여성 10명 중 6명 이상이 일상생활에서 성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후 성평등 전망도 남성보다 여성이 더 회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대전세종연구원이 발표한 ‘대전지역 성평등 정책 현안 및 수요분석’ 자료에 따르면 대전에 거주하는 만 20~69세 성인 남녀 1593명을 대상으로 가정, 학교, 직장 및 기타 사회생활에서 성차별적 경험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한 결과 이 같은 응답이 나왔다.

조사 영역별로 여성은 사회생활(65%)에서 성차별 경험빈도가 남성(41.2%)보다 높았다. 남성은 성차별 경험비율이 직장(41.5%)에서 가장 높았다. 가사나 양육, 재산상속 등 가정생활에서도 남녀 차이는 뚜렷했다. 여성이 59.7%, 남성 39.6%로 약 20%포인트나 격차를 보였다. 진로지도 진학 등 학교생활에서도 여성 52.2%, 남성은 37.6%로 차이를 보였다.

성차별 경험은 연령별로 다른 형태를 보였다. 가사노동 시간과 비례해 가정 내에서의 성차별이 20대 46.8%, 30대 56.6%, 40대 63.5%, 50대 65.5%, 60대 68.1%로 연령이 높을수록 차별을 더 많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의 성차별도 연령이 많을수록 응답률이 높았고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에서의 성차별은 유독 30~40대 여성이 많이 응답했다.

이 같은 결과는 노동, 가사 돌봄 시간과 연결됐다. 1일 평균 노동시간은 6.30시간, 여가시간은 2.20시간, 가사노동시간 2.02시간, 자녀나 부모를 돌보는 돌봄 시간은 1.77시간 등으로 나타났는데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노동시간은 적지만 가사와 돌봄 시간은 1시간 이상 긴 것으로 조사됐다.

성평등 정책을 위한 가장 큰 어려움으론 남녀 모두 고용 불안정성과 취업에 따른 문제를 꼽았고 두 번째는 남자의 경우 저소득과 부채 등 경제적 문제(14.5%), 여성은 자기계발시간 부족(11.5%)을 지목했다.

10년 후 성평등 전망에서도 여성은 회의적 입장을 견지했다. 5점 척도(높을수록 긍정적)로 나타낸 성평등 전망 조사에서 여성 응답자들은 영역별로 학교(3.48점), 가정생활(3.36점), 직장생활(3.29점), 사회생활(3.27점) 등의 순으로 남성응답자 보다 낮았다.

연구진은 “육아휴직이나 노동시간 단축 등을 포함한 일-가정 양립 지원 정책 추진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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