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현 대전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 정기현 대전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지난 21일 오전 11시 대전시는 미세먼지주의보를 대전 동구·중구·대덕구 지역에 발령했다.

이어 낮 12시에는 초미세먼지주의보까지 내렸다가 오후 4시에 해제했다. 아울러 노약자와 어린이,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자는 외출을 자제하고 불필요한 자동차 운행 자제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업소와 공사장의 조업 단축을 권고했다. 최근 서울시에서도 미세먼지 대책으로 대중교통 무료 이용 조치에 시행해 논란이 일고 있을 만큼 미세먼지는 우리 생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됐다.

필자는 지난 2년 동안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대전지역 10곳의 미세먼지 측정망 자료를 바탕으로 문제점과 대책방안에 대해 토론을 한 바 있다.

우선 지난 3년간 미세먼지 경보제 발령 현황을 보면, 미세먼지주의보 발령일수와 지속시간이 2015년 14일 213시간에서 2016년 9일 221시간으로 늘었다가 2017년은 6일 144시간으로 줄었다. 하지만 발령 농도는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연도별 미세먼지 발령 시점의 농도를 보면 2015년 148㎍/㎥이었으나 2016년 183㎍/㎥, 2017년엔 232㎍/㎥로 나타났다. 또 주의보 지속시간 중 최고농도를 나타낸 지역 평균 농도는 2015년 209㎍/㎥에서 2016년 262㎍/㎥ 2017년 285㎍/㎥로 높아졌고, 2017년엔 주의보를 경보로 격상시킨 경우도 2회나 됐다.

또 3년간 주의보 기간 중 최고 농도를 기록한 지역은 서구 둔산동이 9회로 가장 많았고, 대덕구 읍내동과 유성구 구성동이 각각 6회를 나타냈다. 주의보 발령 시기도 3월에서 4~5월로 이동하고 있는 것도 특징 가운데 하나다.

3년간의 월별 측정치를 지역적으로 보면 2015년엔 대전1·2산업단지가 위치한 읍내동이 가장 높게 나왔으나, 2016년부터는 3·4산업단지가 있는 대덕구 문평동과 유성구 노은동이 높은 지역으로 나타나고 있다. 읍내동과 문평동은 산업단지 요인, 노은동과 둔산동은 자동차 통행량이 많은 도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 NASA(항공우주국)가 공동연구한 결과, 미세먼지에 중국의 영향은 34%, 국내 영향이 52%로 발표된 바 있다. 중국의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국내 영향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의 영향은 국제적으로 접근해야겠지만 국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불문가지다. 정부도 노후 화력발전소 폐쇄, 전기자동차 도입 등 나름 미세먼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도 지역 특성에 맞는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 지역의 미세먼지 발생 특징을 찾아 맞춤형 대책을 세워야 효과적인 것이다.

대전은 앞서의 분석처럼 산업단지 요인은 업체와의 협의를 통한 접근이 필요하고, 도로 요인이 큰 곳은 자동차 등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대전시도 이를 위해 진공청소차량을 추가 구입해 도로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농도가 높은 지역에 상시적으로 집중해 발생 요인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면서 효과를 분석하는 접근이 필요하겠다.

2014년 국립환경과학원은 자동차의 타이어 마모가 엔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의 20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내놓은 바 있는데, 이를 위해 대중교통의 획기적인 이용률을 높이는 것도 시급하게 검토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의보 발령일 대중교통 무료 이용은 의미가 있어 보이지만, 상시적인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여야 더욱 정책 효과가 클 것이다.

필자는 대전시에 대중교통 정기 패스권을 도입해 무한 환승시스템을 도입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적극적인 검토를 요청하는 바이다. 또 현재 지상 10~15m의 측정 위치를 사람의 생활 위치 수준으로 낮추고, 미세먼지가 확산된 후 생활권역에서 측정하는 방식도 충남처럼 발생원인 근접지역에서의 측정으로 개선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피해에 민감한 어린이·노약자 이용시설 등에 측정기나 정화장치를 설치하도록 지원체계도 갖춰야 한다. 곧 중국의 황사가 밀려오는 봄이 다가오면 떠들썩하겠지만, 우리 지역에 맞는 장·단기적인 대책 마련에 상시적으로 시민 모두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