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테니스에서 시작
최선 다한 상대방에게 예의 표하기 위해 만들어
“긴장되는 순간입니다. 올림픽 결승전인 만큼 금빛 메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두 선수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금메달의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지 주목됩니다. 두 선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펼치고 있습니다.”
“아! 또 다시 듀스(duece)입니다. 두 선수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혈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과연 승자는 누가 될까요?”
스포츠 경기 중계를 시청하다보면 왕왕 듣게되는 아나운서의 말이다.
경기시간이 정해져 있는 축구나 농구 등의 스포츠는 정해져 있는 시간이 지나야 결과를 알기 때문에 시간 내에 승부를 결정지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스포츠들은 시간제한 없이 정해져 있는 스코어를 획득해야 승리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경기를 치르게 된다.
테니스와 탁구, 배구, 족구 등의 경기가 시간 제약이 없는 대표적인 경기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한정의 시간을 사용해 경기를 할 수는 없다.
테니스 스코어 40대 40, 탁구 스코어 10대 10, 배구 스코어 24대 24, 족구 스코어 14대 14가 되면 ‘듀스(duece)’라는 제도가 어김없이 적용된다.
경기에 사용되는 듀스 제도는 정해져 있는 점수에서 최종 스코어를 한 점 남겨 놓고 동점을 이룰 때 적용되는 게임 룰이다.
사전적인 의미로의 듀스는 ‘테니스·배구·탁구 등의 종목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마지막 한 점을 남겨 놓고 동점을 이루는 일. 새로 두 점을 잇달아 얻는 쪽이 이기는 것’이라고 정의돼 있다.
자주 사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듀스 어게인(deuce again)이라는 것도 있다. 듀스 어게인은 테니스와 탁구, 배구, 족구 등에서 듀스 뒤에 다시 한 점씩을 같이 얻는 일이다.
그렇다면 최종 스코어를 한 점 남겨놓고 적용되는 듀스는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일까?
다수의 사람들은 듀스가 적용되는 이유로, ‘경기의 박진감을 위해서’또는 ‘경기를 빨리 끝내기 위해서’라고 짐작하고 하고 있다. 경기가 길어지면 관중들이 흥미를 잃어버린다는 것도 이유로 꼽고 있다. 이 두 가지 모두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처음 듀스라는 제도가 생긴 것은 이와는 조금 다르다.
듀스의 발생 배경은 국내 문헌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옥광 충북대학교 생활체육학과 교수에 따르면 듀스 제도는 1470년대 영국에서 시작된 ‘테니스’에서 유래됐다.
듀스는 테니스 경기 중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표하기 위해 시작됐다. 영국이 신사의 나라인 만큼 경기 도중 A 선수가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을 때 B 선수가 근접한 점수로 추격을 하면 일종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 탄생했다.
보통의 경기들은 모두 0대 0부터 시작되지만 유일하게 테니스만큼은 0이라는 의미로 ‘러브(love)’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예전 테니스가 귀족 스포츠였던 만큼 0이라는 의미가 귀족에 맞지 않고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위해 0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것이 지금 현재 사용되고 있는 듀스의 시발점이다. 듀스라는 이름은 불어인 ‘duex du jeu’ 에서 유래됐다.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2점 더 남았음을 의미하거나 duex 즉, two together 등 2가지 동일함을 의미하는 것에서 비롯됐다.
특히 테니스는 40대 40에서 먼저 선취점을 따내면 50대 40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A-40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때 A는 advantage를 뜻한다.
현재 듀스는 경기장 중앙에 수직으로 가로질러 있는 네트(net)에 공을 가지고 겨루는 경기인 테니스와 탁구, 배구, 족구, 배드민턴 등에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듀스는 처음 1882년부터 테니스 공식 룰이 제정돼 공포될 때 처음 적용됐다고 알려지고 있다.
테니스와 탁구, 배구, 족구에서는 '듀스'라고 부르지만 배드민턴에서는 '세팅'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탁구는 ‘경기촉진제도’를 적용, 10분 동안 경기를 치러도 게임이 끝나지 않을 때 적용해 경기 시간을 조절하고 있지만 10분이 경과하기전 양 선수와 조가 원치 않으면 적용하지는 않는다.
테니스도 게임이 6대 6으로 듀스인 상황에서 7포인트를 먼저 득점한 자가 승리하는 경기단축시스템인 ‘타이브레이크(tie break)’를 적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