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前 총리 대전서 정치 재개 의지 피력
한국당 박성효 시장 후보 선거캠프 개소식 참석

 

이완구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22일 자유한국당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가운데)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박 후보,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와 손을 맞잡고 있다. 최 일 기자

6·13 지방선거를 50여 일 앞둔 시점에 미국에서 날아온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대전에서 ‘충청대망론’을 거론하며 정치 재개에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성완종 리스트’로 인한 3년간의 칩거를 깨고 지난달 14일 충남 홍성을 방문했고, 불과 이틀 뒤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이 전 총리. 그가 22일 급거 귀국해 자유한국당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약 40일 만에 귀국해 지방선거 지원활동에 나선 이 전 총리는 서구 둔산동에 자리한 박 후보 선거캠프를 찾아 “충청대망론이 끝났다고 말들 하는데, 충청인들이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아직 이완구는 죽지 않았다”라며 건재를 과시했다.

또한 “1996년 15대 총선에서 자민련 바람이 거셀 때 충청권에서 신한국당 후보(홍성·청양)로 혼자 당선된 경험이 있다”면서 “오늘 행사에 완사모(이완구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왔는데, 용기를 잃고 좌절할 때마다 힘을 주고 어려울 때 붙들어줘 감사하다.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에 대해선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박찬우 전 한국당 의원의 낙마로 실시되는 천안갑 재선거나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의 충남지사 출마로 성사된 천안병 보궐선거)할 것이란 설이 있고, 한편으론 이번엔 나서지 않고 2년 뒤 21대 총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그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구체적인 정치 행보에 대해선 함구했다.

이 전 총리는 당초 이날 개소식 후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가질 계획이었지만 이를 취소했다. 그는 “언론인들과 참석자들의 관심이 분산돼 박 후보에게 폐를 끼칠 수 있다. 내일(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국에 대한 저의 입장, 현 정권에 대한 저의 시각, 항간에 나도는 저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설과 관련된 입장을 확실하게 밝히겠다”라고 말해 어떤 발언을 쏟아낼지 주목된다.

그는 “권선택 전 대전시장과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지난 4년간 뭐했나.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촛불 정국에 국민들의 가치관이 전도됐는데 언제 냉정함을 찾을지 걱정스럽다.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하면 미래를 위해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설득해야 한다”라며 중학교·대학(대전중-성균관대) 후배이자 행정고시 후배이고, 한나라당 시절부터 같은 당에서 정치를 해 온 박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광역단체장은 굉장히 중요한 자리다. 예행연습할 자리가 아니다. 행정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나는 44년을 했는데도 잘 모른다. 구청장을 했다고 시장을 하는 건 아니다. 구정과 시정이 같은가”라며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전 유성구청장)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냉정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진다. 확신을 가져야 당선시킬 수 있다. 지난 8년간 대전은 엉망진창이었다. 박 후보가 시장이 돼야 대전이 재도약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제가 민선 4기 충남지사를 할 때 충북지사였던 정우택 전 원내대표가 이 자리에 와 있는데, 충청도가 큰 인물을 배출한다면 가장 근접해 있는 분이 정 전 원내대표라고 생각한다. 지지와 성원을 보내야 한다. 큰 꿈을 이룰 수 있는 분들 중 가장 강력한 분이고, 제가 강력히 추천하는 분이라며 킹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자임하는 듯한 발언도 해 눈길을 끌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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