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는 생명 아니다. 내 인생이 더 중요하다" 구호 외치며 형법 개정 촉구

 낙태죄 폐지시위 주말 청계천 광장 등 물들여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 관계자들이 29일 오전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단을 위한 국제 행동의 날 기념 '269명이 만드는 형법 제269조 폐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성의 몸을 불법화하는 낙태죄를 폐지하라"는 여성들의 목소리가 주말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여성단체와 진보단체 등으로 구성된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은 29일 청계천 한빛 광장에서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 형법 269조를 폐지하라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검은 옷을 입고 모인 300여명의 참가자는 흰색 종이 판자를 손으로 들어 올려 형법 269조를 의미하는 숫자 2, 6, 9를 만들었다. 이후 붉은 천을 든 참가자들이 숫자 가운데를 가로질러 마치 형법 269조에 빨간 줄이 그어진 것과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형법 269조 1항은 여성이 낙태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은 "임신중지를 범죄화하고 처벌하는 행위는 인공임신중절을 근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더욱 위험한 시술을 부추긴다"며 "여성의 몸을 불법화하는 '낙태죄'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안전하고 합법적인 임신중지 보장하라", "낙태죄를 폐지하라", "낙태죄는 위헌이다"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고 또 분필로 바닥에 '나는 생각한다. 고로 주장한다. 낙태죄를 폐지하라', 'My baby, My choice(내 아이는 나의 선택)' 등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당 공동운영위원장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는 낙태 얘기를 하면 비윤리적, 비도덕적인 느낌이 있었다"며 "이제 더는 사회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오늘 퍼포먼스를 통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여성 모임인 '비웨이브(BWAVE)'도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검은옷을 입은 여성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임신중단 합법화를 촉구하는 제17차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 결정을 촉구한다"며 "만약 위헌 결정이 나지 않는다면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 건강권은 극심하게 침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크기가 태아 6주와 비슷한 해바라기씨를 던지며 '이것보다 내 인생이 중요하다'라고 외치고, 날달걀을 바닥에 던져 깨뜨리며 '이것이 생명이 아니다. 내가 생명이다'라고 외치는 퍼포먼스 등을 진행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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