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는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잘 이해해야 한다. 우주 만물의 영원한 법칙 가운데 중요한 부분은 모든 사물은 변화한다는 것이다. 즉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또 변화되지 않는 원리인 진리도 존재한다. 따라서 변화와 진리인 두 가지 요소가 함께 병존한다. 그래서 우주의 원리는 심오하고 어렵게 느껴지게 되며, 풍수에도 진리와 변화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며칠 전 풍수에 관심이 있는 지인으로부터 안부 전화를 받았다. 기고를 잘 읽고 있는데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풍수사와 도인들이 대한민국의 최고 명산으로 계룡산을 으뜸으로 손꼽고 미래의 수도가 개성과 서울의 시대 이후에는 계룡산으로 온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계룡산의 주봉인 천황봉 아래 신도안(계룡시)이면 몰라도 그리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 금병산을 강조함은 의아하다는 표현이었다.

또 통일이 되면 수도를 국토의 중심부인 개성이나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오는데 개성의 송악산과 서울의 북한산의 웅장한 지세에 버금가는 계룡산의 신도안이 길지가 아니냐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알려진 풍수연구가들은 하나같이 신도안을 최고의 길지로 주목했고 자신 역시 수 년 전까지 그렇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계룡산 신도안이 누구나 천하의 명당으로 인정하지만 풍수도 시대 흐름에 변화되어야 옳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그동안 풍수사들은 터 잡기에 있어서 좋은 땅이냐 나쁜 땅이냐에 유독 관심을 기울었다. 나 역시 그런 분야로 관심을 갖고 시작했고 언제부턴가 땅이 좋고 나쁨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무엇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짐을 알게 됐을 때 풍수의 새로운 관점으로 연구를 하게 됐다.

동양철학의 기본 이론이자 풍수의 핵심인 음양오행을 다시 살펴봤다. 음양은 우주 만물이 영원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 두 요소이며 이들이 함께 결합해야 변화되고 성장할 수 있다. 또 음과 양의 크기와 힘이 균형을 이루어 태극을 갖춰야 최대의 힘을 발휘하게 된다.

오행은 목, 화, 토, 금, 수의 다섯 개의 요소로 각각의 역할이 있다. 이들은 함께 상생과 상극을 통해 부족하면 보태주고 많으면 덜어주는 작용을 통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조화가 이루어질 때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다. 결국 음양은 현상이며 중요한 요인은 균형이고 오행은 작용으로 조화가 중요함을 새삼 알게 됐다.

음양오행은 균형과 조화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필요한 화두인 조화와 균형이 풍수에 있었다. 수도권 집중이나 양극화는 음양오행의 기본 이론에 맞지 않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풍수연구가들이 그토록 염원한 계룡산에서 찾을 수 있길 기대하며 연구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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