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등 안정된 직업 희망 / 과기원 모집인원 약 12% 입학 전 포기 / 이상민 의원, 과기원 경쟁력 높여야
<속보>=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불안한 연구 환경,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 또는 축소 논란, 열악한 학생연구원 대우 등의 고충으로 인해 과학자를 희망하는 이들은 매년 적어질 뿐만 아니라 향후 과학자 유출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본보 10월 19일 자 6면 보도 등>
수십년전만 해도 누구나 한 번 쯤 꿈꿨을만한 장래희망 ‘과학자’.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학생들의 희망직업에서 과학자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반면 ‘교사’는 학생 선호도의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나 이공계의 의약계열로의 유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2017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초등학생 희망직업 9위인 과학자는 지난해 10위로 추락했다. 중학생의 경우엔 과학자 관련 희망직업이 전무했고 고등학생들이 희망직업으로 기계공학 기술자 및 연구원을 5위로 꼽은 게 전부다.
반면 지난 10년간 초·중·고등학생 연령에 가리지 않고 교사는 희망직업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의사 또한 높게는 2위에 이르는 등 매년 희망직업군에 등장하고 있다.
대학생 또한 마찬가지다. ‘2017년 대학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이 원하는 기업은 공무원?교사(23.6%), 공공기관?공기업(20%), 대기업(19.8%) 순이고 전문대학생은 중소기업(28.4%), 대기업(24.6%), 공무원?교사(15.4%) 등의 직종을 희망했다. 사실상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과학자보단 안정된 직업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학자를 지원하는 이들이 적어지는 게 문제일 뿐더러 과학자 유출도 당장에 해결해야 될 사안이다. 전문연구요원제도로 인해 나름 연구자들의 연구 단절을 막을 수 있는 방책이 있어 메리트가 있었지만 이제는 이조차 폐지 또는 축소될 가능성이 나오면서다. 국방부는 2023년 이후 연평균 2~3만 명의 병역자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 이공계 병역특례와 의무경찰·해경 등으로의 전환복무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3년간 KAIST를 비롯한 4대 과학기술원의 전문연에 편입되지 못한 학생은 600여 명이며 올해엔 KAIST 116명, 울산과학기술원 87명, 광주과학기술원 59명 등이 전문연이 되지 못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3년간 4대 과기원에 합격하고도 입학을 포기한 학생은 550여 명에 이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이 4대 과기원의 입학 포기자 수와 중도포기자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 3년간 과기원 입학포기 학생은 552명, 중도탈락 학생은 447명에 달한다. 이는 4대 과기원 모집인원 1480명의 약 12%가 입학 전에 포기하는 셈이다.
이 의원은 “한국의 이공계를 이끌 학생들이 4대 과기원을 포기하는 이유는 이공계를 전공해도 연구자들이 안정된 연구 환경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이 떠나는 이공계가 아닌 몰려오도록 연구 환경을 만들고 4대 과기원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고언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