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탄핵 - 박근혜 복귀' 워마드에 무슨 일이?

지난 3일과 4일 워마드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글들. 머릿말로 '문재인 탄핵'과 '박근혜 복권'이 붙어 있다.

 

  대표적인 남성혐오 사이트인 '워마드'가 최근 여성 이슈가 아닌 정치 이슈에 열을 올리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워마드 자유게시판에는 최근 대부분의 게시글에 내용과 관계 없이 '박근혜 복권', '문재인 탄핵' 머릿말이 달리고 있다.
  실제 4일 게시된 30여 개의 게시글 중 10개의 게시글에 해당 머릿글이 붙었고, 머릿글이 달리지 않은 게시글도 대부분 문 대통령을 '문재앙', 박 전 대통령을 '햇님' 등으로 묘사하며 현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평소 대표적인 극우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와 비슷한 용어를 사용해 정치적 성향이 같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온 워마드지만, 이번처럼 자신들의 정치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이들이 최근 이처럼 박근혜 복권과 문재인 탄핵을 외치는 이유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발의된 날짜가 12월 3일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6년 12월 3일 국회의원 171명의 제안으로 국회에 회부된 탄핵안은 12월 9일 재적인원 300명, 투표인원 299명 중 찬성 234명, 반대 56명, 기권 2명, 무효 7명으로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가결됐다.
  여성 우월주의 성향인 워마드는 국내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라는 이유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왔고, 그런 박 전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출범한 문재인정부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여왔다. 
  그런데다 홍대 누드크로키 남성모델 몰카 사건, 이수역 폭행 사건 등 주요 이슈에서 여성에 대한 편파 수사 등을 주장하며 현 정부와 맞서오던 중 탄핵일이 가까워지자 노골적으로 반정부 정서를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워마드는 지난 7월 제3차 혜화역 시위에서 '문재인 재기해', '곰(주: 문재인의 '문'을 뒤집은 단어로 굴러떨어지는 모양을 형상화)' 등의 구호와 피켓이 등장해 물의를 빚는 등 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당시 워마드는 '문재인 재기해' 발언이 문제가 되자 "문제를 제기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으나 이번 '문재인 탄핵' 머릿글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여과없이 드러낸 셈이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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