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 점점 어려워져…스스로 진입장벽 높여야
대전 경제시장 부동산 때문에 소비심리 침체돼
지역 특성상 흩어져있는 상권, 선택적 집중돼야
성공한 청년 사업가 빅스타피자 박종현 대표를 만나다

탄방동 1호점으로 시작한 빅스타피자
8년 만에 120호점 돌파, 200호점 목표
지난 2012년 서구 탄방동에 피자가게로는 이름도 생소한 빅스타피자가 문을 열었다. 당시 피자업계는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었고 이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에서 대형피자, 가성비 좋은 피자가 인기를 얻고 있어 중소 피자업체가 살아남기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으로 어려웠던 때였다.
박 대표는 이러한 특징들에서 자신만의 전략을 짜냈다. 대기업의 레스토랑 규모의 피자집 보다 가성비 좋은 피자를 선호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는 시장의 트렌드를 읽고, 대형피자를 배달시켜 먹을 수 있도록 고안했다.
“가성비 좋은 피자를 외부로 끌고 나와서 배달로 풀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원래 피자에 관심이 정말 많았는데 1년 정도 한국과 미국식 피자를 연구한 끝에 미국식 스타일 피자집을 차리게 된 거죠.”
박 대표가 빅스타피자를 시작할 무렵은 창업 붐이 일었던 때기도 하다. 건축학과를 나온 그는 전공과 전혀 무관한 요식업계 창업에 뛰어들면서 별다른 두려움을 갖지 않았단다.
“빅스타피자는 미국식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어요. 대형사이즈 피자가 뉴욕 스타일이거든요. 빵이 얇은 뉴욕피자 외에도 미국의 3대 피자는 디트로이트피자, 시카고 피자예요. 한 곳에서 미국의 3대 피자를 모두 맛볼 수 있는 피자집이라면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성공비법은 트렌드 변화에 맞춘 마케팅
창업 당시 지향했던 몇 가지 방향성 고수
한국과 미국 LA를 오가며 피자를 연구한 끝에 오픈한 빅스타피자는 2년이 채 되지 않아 유성구에 2호점을 냈다. 그리고 현재 빅스타피자는 전국에 126개점이 오픈했고 전체적인 물류 매출액은 70~80억 원의 수익을 내는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기업이라는 거대공룡들을 물리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빅스타피자의 비법은 트렌드를 읽어내는 젊은 CEO의 발 빠른 판단과 마케팅 감각이었다. 특히 사업을 하다보면 누구나 흔들릴 수 있는 사업의 방향성을 고수한 것이 지금의 빅스타피자를 있게 한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대전에서 피자업계에서 성공한 사례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에 18인치 대형피자를 팔기로 하고, 시작을 했는데 1인 가구 수요가 늘어나면서 1인 시장에 맞춰서 더 작은 사이즈를 팔아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았어요. 대기업 피자업계가 그렇게 방향을 바꾸기도 했고요. 그 당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바꾸지 않았어요. 시작할 때 정한 몇 가지 방향성을 바꾸지 않기로 했죠.”
빅스타피자의 성공비결은 또 있다. 다양한 사이드메뉴의 개발이다. 중소매장이 크게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가 메뉴개발이 부족하다는 점인데 빅스타피자는 다양한 사이드스타일을 개발해서 피자 외에도 빅스타피자를 찾게끔 단골손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창업 초기, 무리였을 수도 있었지만 인지도를 올리는 데는 TV광고도 한몫했다. 현재 200호점까지 나아가기 위해 그는 모바일 플랫폼 쪽에 집중하고 있다.
“마케팅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인지도를 높였으니 피자를 실제 주문과 연결시킬 수 있는 마케팅이 필요했거든요. 국내 업체로는 PPL광고 하는 업체가 없었는데 저희는 PPL광고도 하고 있습니다. 예산이 많이 들어가지만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전 창업시장 점점 힘들어지고 있어
매출 70% 이상 서울·경기도 집중돼
빅스타피자가 대전에 터를 잡게 된 데는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서울은 일단 세가 너무 비쌌고, 자신의 고향인 만큼 부모님과 친척 등 가족들이 도와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그도 고민이 많다. 대전 소비시장 침체를 몸소 겪고 있어서다.
“2012~2014년 정도만 해도 서울에 비해서 먹세(외식빈도) 자체가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세에 비해서 더 잘됐던 때였죠. 그때는 대전의 창업시장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지금은 안 좋아졌어요. 매출만 봐도 대전이 가장 낮습니다.”
그는 최근 부쩍 뛴 대전의 부동산과 봉리단길, 둔산, 은행 등으로 흩어진 상권을 매출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수록 근로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져요. 그래서 소비심리가 줄어들죠. 당연한 말이 현실화 되고 있어요. 최근 대전 집값이 상승하면서 매출이 급감했습니다. 몇 년 전만해도 성공사례가 꽤 나올 정도로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썩 괜찮은 도시였는데 말이죠. 상권이 흩어져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예요. 신규 단지들이 개발되면서 상권이 분산되고 있는데 인구는 정해져있어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데 상권이 흩어지다 보니 어디도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들어졌어요. 상권 집중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당장 대전을 떠날 수는 없다. 제2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있어서다.
“미국식 피자를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는 피자집으로 가맹점수를 250개 정도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회사 입장에서는 경상도 쪽을 활성화 시켜야 하고요. 마케팅 플랫폼 사업에 앞서 나간다면 무리 없이 잘 진행될 것 같습니다.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한 브랜드를 30~40년 이상 가겠다는 목표로 오리지널 전통 치킨 제2브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어요. 대전 본사 이전은 한동안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성공한 청년 사업가지만 지역에서 더 많은 창업 사업가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청년 지원이 많긴 하지만 제조분야에 집중돼 있고 프랜차이즈는 예외를 두고 있어요. 사실 청년들이, 기반 없이 제조업으로 성공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봐야하거든요. 제조업이 청년 창업가들, 아니 청년이 아니어도 창업할 수 있지 않습니까.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계층에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대전을 떠나지 않을 수 있도록 기반 형성을 위한 많은 지원이 필요합니다.”
글=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사진=전우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