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은 얼굴이 없는데 사람들은 예쁘다고 한다. 색이나 향기로 사람들의 혼을 빼놓기 때문이다. 향기가 없는 꽃, 색이 없는 꽃을 상상해 본다. 향기가 없는 꽃이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후각으로 느낄 수 없어서 그런 말이 나온 것이다.
화병 두 개에 자본의 꽃들이 만개했다. 차고 넘쳐 화병에 들어가지 못한 꽃들도 보인다. 그런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꽃은 꽃이 아니다. 향기도 색도 없는 꽃이 화병 속에 들어가 화려하게 피어있지만 자연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었다.
사람들은 피었다 지는 꽃보다 인공으로 만들어진 조화(자본의 발명품)를 소유하고 싶어 한다. 달팽이의 노력으로는 자본의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선지자의 나팔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전적으로 본인의 뜻에 달려있다. <김희정 미룸갤러리 대표>
금강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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