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광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토종씨앗은 우리 조상들이 대대로 이어오면서 우리 입맛에 맞는 식물을 오랜 기간 선발하여 토착화된 것들로 지금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씨앗들보다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뛰어나고 노지에서 재배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농사를 지으면서 일부를 남겨 두었다가 종자를 받아 다시 사용할 수 있어 종자 구입비용이 별도로 들지 않는다. 하지만 수량성과 품질이 개량된 지금의 씨앗들보다 떨어져 점점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 갔다.

한반도가 원산지인 콩을 예로 보자. 3500여 종이 넘는 한반도의 토종 콩을 미국에 빼앗긴 일제강점기, 이로 인해 콩이라는 식물종 자체가 없던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의 콩 유전자 보유국이자 생산국이 됐다. 우리나라는 농촌진흥청 국립유전자원센터에서 야생콩 1100여 종을 수집하여 보유중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토종은 이 땅을 원산지로 하는 것만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토종은 이 땅에서 나고 자라 환경과 기후에 적응해서 그 씨앗을 받아 되풀이해서 심어도 일정한 수확량을 얻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토종씨앗은 그 지역의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 다양하게 나타나는 병에도 강하다.

최근 많은 도시민들이 여가활용이나 자녀들의 교육 그리고 안전한 밥상을 위해 텃밭재배를 하고 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씨앗을 사용하고 있지만 병충해에 약해 관리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심할 경우 잡초, 병해충 등이 관리가 되지 않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러한 씨앗들은 수량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그 환경을 맞추어 주어야 하니 짬짬이 시간을 활용하여 키우기에는 쉽지 않다. 특히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텃밭재배는 종자회사가 판매하는 씨앗보다는 이미 우리환경에 적응한 토종씨앗이 적합하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은 1500㎡의 노지에 배추, 수박, 쑥갓, 오이, 가지, 참외, 상추 등 25종의 토종채소를 심어 생육특성, 품질, 수확방법 등을 조사하고 있다. 작물별 정식시기, 개화시기 및 종자 맺는 기간 등을 조사하여 텃밭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스스로 종자를 생산하여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재배상황이나 품종별 특성을 보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방문하여 토종채소의 재배상황을 관찰하고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작물별 식물특성이 밝혀지고 채종 방법이 확립되면 최대한 많은 종자를 생산하여 소비자들에게 분양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제 텃밭재배는 우리의 토종씨앗으로 씨앗도 보존하고 키우는 노력도 줄여보기를 권해 본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