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혜 충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2지구대 경사

5월 6일은 일곱 번째 절기인 ‘입하(立夏)’였다. 봄이 찾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한 반면 한낮에는 차안 온도가 30도가 훌쩍 넘어서 여름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이런 날씨에 장시간 운전을 하다보면 졸음이 밀려오기 마련이다.
요즘 고속도로 순찰 중 주야간 동안 처리하는 신고사건 중에는 차선을 이탈하고 차량이 비틀댄다는 음주운전 의심 신고가 자주 들어오는데, 10건 중 7~8건은 대부분 졸음운전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이런 경우 운전자들과 대화를 해보면 대부분 음주운전에 비해 졸음운전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크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과연 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은 위험하지 않은 것일까? 일반도로가 아닌 고속도로에서는 신호체계가 없어 주행환경이 더욱 단조롭기 때문에 졸음운전이 유발되기 더욱 쉬운데 시속 100㎞로 주행하는 차량이 1초 동안에 약 28m의 거리를 달린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깜빡 조는 것조차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졸음운전 상태에서는 주위 정보에 대한 반응이 늦어지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신속한 대처가 어려워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망률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률보다 무려 7배가 높다는 수치로 볼 때 무심코 지나치는 졸음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고속도로순찰대 제2지구대에서는 이번 달 15일 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본부, 충남청 항공대, 한국도로공사 등 유관기관과 함께 졸음운전, 음주운전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자는 데 뜻을 모아 다방면의 협력사항을 마련하여 협약을 체결하고, 목표달성을 위하여 경찰 헬기 등 공중 비행을 통한 교통법규 위반차량을 근절하고, 고속도로 교통사고 예방 및 안전시설 점검을 통하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고자 협약준비 중에 있다.
근본적으로 졸음운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충분한 휴식과 숙면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고 해도 운전 시 차내의 온도와 운전 시간대 등의 운전환경에 따라 졸음운전이 유발될 수 있는데, 그럴 때는 틈틈이 창문을 열어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순환시키고 실내 온도를 21~23도로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전국적으로 고속도로에 154곳의 졸음쉼터가 설치되어 운영 중인데, 졸음쉼터에는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와 화장실, 간단한 운동 및 스트레칭을 할 수 있도록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어 잠을 깨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졸음운전은 사전에 스스로 예방하는 것이 나와 우리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명심하며 안전운전을 위한 철저한 주의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