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일로 평화롭던 이 가정은 깨져 버렸고 법정 일로 번졌다. 너무 신기하지 않는가? 마리아가 자기 '부인' 요한나를 3년간 감쪽같이 속일 수 있었다니! 후에 요한나의 진술도 요상했다.
자기 '남편'은 너무나 철저하게 가장으로 잘 살았노라고! 남편은 파이프 담배를 멋있게 피웠고, 자주 낚시도 갔다. 심지어 재봉틀로 옷까지 만들곤 했었다고 진술했다. 하여간 부인 요한나는 남편이 남장을 했다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고! ‘그들은 3년간 자매처럼 살았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3년 동안 그녀의 '남편'이 여성인 줄 몰랐다 하니 너무 영화나 소설 속의 이야기 같다. 그렇지만 이 남장여인 얘기는 법정진술을 토대로 나온 얘기다. 그러니 믿을 수밖에 없다.
법정도 판결을 내려야겠는데 골칫거리였다. 어떤 죄목으로 그녀를 다루어야 할지 갈팡질팡 했다. 어쨌든 판결은 내려졌는데, 그녀가 속이고 한 결혼에는 아무 죄목이 없었고 단지 서류 위조죄를 걸고 넘어졌다. 즉 여자가 남장을 했고 이름까지 변경한 것을 죄목으로 다루었던 것이다.
그 지방 법을 어기고 결혼제도를 어지럽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그녀는 결국 추방 당했다. (현대에 속하는 1900년도에 일어났던 한 스캔들은 코로넬이라는 여인도 있었다. 이 여인 역시 남장을 하고선 엘프리다라는 여인과 결혼까지 했다. 자그마치 7년 후에 그녀의 남장이 발각되어 역시 법정에 섰던 경우도 있었다고 탈켄베르크 박사가 언급했다.)
탈켄베르거 박사가 남장여인이 다시 여자와 결혼한 것은 아주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필자가 추측하기엔 이런 '부인'들은 동성애자가 아니었을까? 만약에 동성애자가 아니었더라면 어찌 3년을, 7년을 부부로서 살 수 있었단 말인가? 물론 법정에 섰던 두 얘기 사이에는 시대적 차이점은 있다. 마리아는 거의 중세에 가깝고, 코로넬은 거의 현대에 가깝다는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한 방편이 아닌 범죄 후 순전히 법망을 피하기 위한 남장도 있었다. 바런츠라는 여인이 그 예다. 1705년 부모를 살해한 그녀는 즉시 남장을 하고 달아났다. 마도로스 복장에다가 담뱃대를 빨면서 완벽한 남자 역할을 했지만 결국 곧 체포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