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실 제12대 대전시티즌 감독 취임
“선수 코칭 스태프와 끊임없는 대화
천천히 확실히 변화시킬 것” 일성
거창한 목표보다 팀 정상화에 초점
8일 사령탑 데뷔무대 안양戰 주목

대전시티즌 제12대 이흥실 감독 취임식이 2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려 최용규 대전시티즌사장(왼쪽)이 이흥실 신임감독에게 머플러를 전달하며 악수하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이제야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왔다. 새 대표이사 취임 후 혁신을 위한 몸부림을 치던 구단과 달리 선수단은 그야말로 ‘비상체제’였다. 혼란 상황 속에서도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구단은 K리그2 하위권에서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선수도, 팬도 맘 편할 날이 없었던 우여곡절은 40여 일만에 비로소 끝났다. 이제 열두 번째 사령탑과 비상할 일만 남았다. 2일 취임한 이흥실 대전시티즌 신임 감독을 만났다.
 
만면에 미소를 머금었으나 하나하나 두드리면서 조금씩 팀을 변화시켜 새로운 시티즌을 만들겠다는 취임 일성이 가히 비장하기까지 했다. 여럿의 후보군 중 왜 그였을까. 이 감독은 “시티즌은 숙소나 클럽하우스, 경기장 등 인프라가 상당히 좋은 편”이라며 “감독 제의가 왔을 때 믿음만 보내주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고 구단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그의 앞에 놓인 길은 꽃길이라기보다 가시밭길이라는 표현이 더 걸맞다. 구단이 현재 처한 상황이나 하위권을 맴도는 성적 등 무엇 하나 웃을 만한 소식이 없어서다. 이 감독은 “거창한 목표보다는 빠르게 중심을 잡고 팀을 정상화하는 게 우선”이라며 “선수들 역시 지쳐있고 힘든 부분이 있을 것인데 대화를 통해 하나씩 바꿔서 경기 후 팬들과 함께 박수치고 웃을 수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의 머리 속엔 이미 팀 재정비를 위한 구상이 상당부분 그려져 있다. 그러나 청사진 실현을 위해선 자신감 회복이 절대적이다. 이 감독의 첫 대전 사령탑 데뷔전, 안양전이 그 출발이다. 그는 “빨리 승리를 해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게 중요한 데 안양과의 첫 경기가 분수령”이라며 “코칭스태프가 새로워진 탓에 선수들이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다면 신나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무엇보다 대·내외의 관심은 과연 시티즌이 환골탈태(換骨奪胎) 할 수 있느냐다. 어느 때보다 능력 있고 참신한 인재들의 등용이 절실한 까닭이다. 이 감독은 “코칭스태프는 연말에 좋은 분으로 모셔올 수석코치를 제외하고 백승우·이창원 코치, 권찬수 GK코치 등 프로 경험이 풍부한 분들로 꾸렸다”며 “선수단의 경우 중앙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 등 보강해야 할 포지션이 있지만 무엇보다 득점력과 마무리가 출중한 스트라이커가 필요한데 이 부분은 구단과 협의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유소년과 프로팀이 어우러진 단단한 선수단으로 축구특별시 대전 부활을 꿈꾼다. U-20 월드컵 이후 시티즌의 쌍두마차로 떠오른 김세윤과 이지솔 등 재능 풍부한 선수들이 굳건하고 여기에 더해 제2의 황인범 같은 인재들만 다양하게 발굴할 수 있는 토양이 조성된다면 실현 불가능한 꿈도 아니다. 이 감독은 “유소년과 프로팀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일은 구단의 내일을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며 “선수들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과거에 머물고 있는 축구특별시의 명성을 반드시 되찾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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