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연구, 끈질긴 기술개발로 강소기업 우뚝
내년 하반기 IPO 준비 등 큰 변화 도전 중

비비씨의 컬러팁 기능성 칫솔제품. 기능성 칫솔모가 적용된 완제품이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도구인 칫솔. 이 칫솔의 핵심인 칫솔모에는 기술의 향연(饗宴)이 펼쳐진다. 인체에 좀 더 유익한 칫솔모를 제작하기 위해 관련 기업의 경쟁은 치열하다. 다양한 기능성소재와 미세모 기술개발에 여념이 없다. 이같이 최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대전 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관련 분야의 국내 1위를 넘어 세계시장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는 비비씨다. 설립 초기부터 이어온 끊임없는 비비씨의 기술개발은, 오늘도 미래로 나아가는 동력이 되고 있다. 강기태(50) 비비씨 대표를 만나 기술개발에 대한 남다른 열정에 대해 들어봤다.
 
강기태 비비씨 대표

#. 해외 유수 칫솔 기업들의 파트너 ‘비비씨’

설립 21년 차를 맞는 비비씨는 ‘기능성 칫솔모’ 시장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 유수 기업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해외 유명기업인 콜게이트, P&G, 유니레버를 비롯해 국내 LG, 애경,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유수기업에 미세모를 제공하고 있다. 대전에 터전을 둔 조그만 중소기업이 국내·외 내로라하는 기업의 파트너가 되고 있는 데에는 남다른 비결이 있지 않을까.

강 대표와의 만남은 그 궁금증을 해결해가는 시간이었다. 강 대표는 ‘비비씨’가 현재의 이름으로 법인을 전환(2008년)하기 전인 지난 2007년부터 직원으로 합류해 2014년부터 비비씨 대표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강 대표의 답은 간단 명료했다. 바로 ‘끊임없는 연구개발’이다.

“연구개발은 책임입니다. (연구개발이 없다면) 현재에 머물고 그렇게 되면 고객사도 성장 동력을 잃어 뒤처지게 됩니다. 머무르지 않고 지속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저는 성장이 멈추는 순간이 제일 위험한 순간이라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성장을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내수시장이 작은 현실에서 해외 진출은 필수이며 해외시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우수한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는 게 강 대표의 지론이다. “투자를 통한 기술개발은 결국 효과를 발휘합니다. 멈추지 않고 계속돼야 합니다.”

비비씨는 현재 관련 특허 만 50여 건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개발을 강조하는 대표의 자신감과 일치하는 실천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한 제품을 소개시켜드리자면 머리카락 굵기의 칫솔모 안에 다른 칫솔모 4가닥을 넣어 다시 분리시키는 기술(코어시스 이중방사 및 재분리)을 세계 최초로 구현, 양산해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제품을 통해 잇몸 저자극을 주고 치약성분을 오래 머물게 해서 양치효과를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꾸준한 연구, 끈질긴 기술개발에 대한 열정은 성과로 나타났다. 비비씨는 현재 국내 칫솔모 시장에서 점유율 1위(70% 이상), 해외시장에서 일정 점유율(약 5%)을 갖는 기업으로 우뚝 섰다. 수출국도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중국, 호주, 브라질 등 25개국(100여 개)에 달한다.

강 대표는 기술개발과 더불어 또 다른 비결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도전정신이다. ‘기회가 되면 무조건 찾아간다’는 적극적인 마음가짐이 대기업과의 만남에서도 좋은 결실을 맺는 밑바탕이 됐다고 강조한다. “흔히 마음 속으로 생각만 하고 실천에 옮기지 않습니다. 비비씨는 직접 기회 있을 때마다 고객사를 찾아가 대했습니다. 자연스레 고객하고 접점이 생겼고 가까워져서 공동제품 개발 등을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 새로운 도전 나선 비비씨

강 대표는 지난해부터 비비씨가 칫솔모 제품 양산 영역뿐 아니라 기능성 칫솔 완제품까지 양산할 설비와 체계를 갖추는 등 큰 폭의 변화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대전 2곳, 세종 2곳 등 국내에 공장 4곳, 그리고 중국공장까지 5개 공장 체제를 갖춰 ‘칫솔소재부터 기능성 칫솔 완제품까지 양산할 수 있는’ 수직계열화를 했다고 자평했다. 바야흐로 새로운 부분으로의 도전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부터 기능성 칫솔 완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칫솔소재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을 이루게 된 것이죠. 영역을 넓혔다고 생각합니다. 완제품을 생산함으로 인해 더 나은 소재를 개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장 이익을 생각하면 안 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지만 미래 가능성을 따져보면 어떤 소재의 생산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비씨는 또 하나의 큰 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강 대표는 내년 하반기 기업공개(IPO)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직원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회사로의 도약을 위해서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내년 하반기 IPO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저 그런 회사로 남기보다는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상장하기로 마음먹었어요. IPO를 디딤돌로 더 나은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올해는 이를 위해 기반을 다지는 한 해로 삼으려 합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입니다. 그동안 성장하기 위해 달려왔다면 내실을 다져 직원들에게 나눌 수 있는 부분을 키워 가려 합니다.”

 

강기태 비비씨 대표

#. 소재 부품 중요성·대전산업단지 부족 아쉬움

강 대표는 지역사회에 애착이 많다. 대전시 유망중소기업으로 갖는 애착일 것이다. 산업단지의 부족을 염려하는 그의 말은 그렇기에 가볍게 넘길 수 없어 보인다.

“저희 입장에서는 최근에 공장을 증설하면서 대전 이외 지역에 많이 투자를 하게 됐습니다. 대전에 산업단지가 부족하다 보니 외부로 나가게 된 겁니다.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유망한 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 기반 여건이 뒷받침됐으면 좋겠습니다.”

강 대표는 지역 기업보다 외지 기업에 지원이 몰리는 분위기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지원시책이 외부에서 유입되는 기업들한테만 집중돼 있습니다. 기존 기업들에 대한 지원 시책은 빈약합니다. 산업단지를 조성해도 비인기지역에 집중돼 인력채용이라든지, 출퇴근 문제가 발생하고 있죠.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면 기업선호지역으로 해주는 게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강 대표는 최근 일본의 대한민국 수출규제를 둘러싼 문제를 덧대 ‘소재 분야’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정부의 행위가 자유경제행위에 위반하고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해당 문제에 대해 ‘반짝 고민’으로 식지 말고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재기업들에 대한 육성과 더불어 글로벌화가 될 수 있는 지원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대기업과 소재기업 사이에) 일관된 파트너십을 맺어 윈윈할 수 있는 장기적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와 대기업 등에서) 사명감을 갖고 평상 시 육성을 해줘야 합니다. 차근차근 기술을 다져져 외세에 흔들림 없는 기술독립을 이뤄야 합니다.”

#.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인재

비비씨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인재에 대한 열망이 있다. 강 대표는 “R&D 중심기업이다보니 늘 신제품 개발에 대한 갈증이 있습니다. 도전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죠. 무엇보다 해외시장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해야하기 때문에 내수시장에 안주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야가 해외로 열려있는 도전적인 인재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비비씨는 채용정보사이트 등을 통해 수시로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글=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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