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로 고금리 ‘쏠림 현상’ 심화
변경될 코픽스, 대출금리도 관심
한국은행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중은행들 역시 예·적금 금리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받고자 하는 고객들은 까다로운 조건을 감수하더라도 상품을 찾아나서는 ‘금리 노마드’를 자처하고 있다. ▶관련기사 9면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들은 관련 금리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농협은 이미 지난 25일 수신상품 금리를 0.1%~0.4%포인트 내렸다. 기본상품인 일반정기예금과 자유적립정기예금 1년 금리를 기존 연 1.5%에서 연 1.25%로 0.25%포인트 내렸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역시 29일부터 금리를 인하했다. 우리은행은 수신상품의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하했고, KEB하나은행은 0.05~0.3%포인트 내렸다.
예·적금의 금리 인하는 그만큼 예금자의 이자 수익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단 0.1%라도 더 이자를 받기 위한 고객들은 고금리 상품을 찾아 나서고 있다. 금리가 높은 은행을 찾아다니는 사람을 일컬어 ‘금리 노마드족’이라 하는데 은행 금리가 1%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이들이 점점 늘고 있는 거다. 지난 22일 카카오뱅크가 다소 까다로운 조건을 걸면서도 연 이자 5%의 예금상품을 내놓자 106만 명이 몰려 1분 만에 완판되는 등 금리 노마드족의 ‘유목생활(?)’이 퍼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카카오위크 행사 예금상품에 가입한 조 모(28·여·세종 고운동) 씨는 “한 푼이라도 아까운 직장인이 많은 이자를 준다는 은행을 찾아다니는 건 당연하다. 주거래은행이 있지만 만약 다른 은행에서 더 많은 혜택이나 금리가 높은 상품을 내놓으면 언제든 바꿀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변경될 대출금리도 소비자들의 관심사다. 기준금리 인하는 은행권 변동형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에 영향을 준다. 변동형 대출금리는 코픽스 금리에 가산 금리를 더해 정해지기 때문에, 코픽스 금리가 발표되는 내달 15일 이후엔 변동형 대출금리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남 모(33·여·대전 판암동) 씨는 “전부터 계획하고 있던 대출을 이번 달 신청하려고 했는데 기준금리가 하락한다는 소식에 일정을 조금 미루기로 했다. 어느 은행이 역대 최저수준의 금리로 대출한다는 말이 있는 만큼 앞으로 더 괜찮은 대출상품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