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 / 코스닥 6%, 사이드카 발동하기도

한국 금융시장이 심상치 않다.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넘어섰고 코스닥은 장중 한때 사이드카가 발동하며 불안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체력이 많이 저하된 한국시장에 내수 침체,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일본 규제 등이 동시에 터지면서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5일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장중 1218.3원까지 올랐다. 지난 2016년 3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원화가치가 평가절하 된다는 의미다. 환율은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1차 규제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발표한 지난달 1일 이후 급속히 올랐다. 여기에 지난 1~2일엔 미국의 중국제품 관세 추가가 발생했고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다. 이어 5일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하 고시가 타전 되자 환율이 폭등하고 있다.

증권 시장도 출렁인다. 이날 코스피는 오후 3시 10분 기준 전일 대비 51.14포인트(2.59%) 하락해 1946.74, 코스닥은 43.79포인트(7.11%) 떨어져 571.75를 나타냈다. 특히 코스닥은 6%이상 하락하자 한국거래소가 ‘코스닥150선물가격 및 현물지수(코스닥150)의 변동’으로 향후 5분 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이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된다고 공시했다. 사이드카란 시장 상황이 급변할 경우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함으로써 프로그램 매매가 코스닥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다. 코스닥에서는 코스닥150선물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6% 이상 변동하고 코스닥150지수가 직전 매매 거래일 최종 수치 대비 3% 이상 오르거나 내린 상태가 동시에 1분 간 지속할 경우 발동된다.

문제는 이러한 상태가 고착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급격히 오른 환율은 1200원을 당분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 경제에 높아진 환율은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부추길 수 있고 이렇게 변동폭이 큰 상황은 기업들을 경영 불확실성으로 이끌기도 한다. 해외에서 굵직한 이슈가 터졌지만 우리나라 경제의 기본 체력이 받쳐줄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는 상황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기업 실적이 좋지 않은 현재 환율 마저 널뛰기를 한다면 외국 자본 이탈이 심화될 수 있고 빠져나간 만큼 하락폭은 커질 수밖에 없어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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