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만 1700만 달러 넘어

미국이 지난 5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함에 따라 미·중 무역 갈등이 환율전쟁으로 확장돼 나가는 모양새다. 세계 금융시장이 큰 파장을 맞게 될 것이란 예측이 잇따르자 암호화폐가 반사이익을 얻는 모습이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 한 미국의 발표는 국내외 경제 전반에 벌서 큰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를 포함한 나스닥, 상해종합 등 전세계 금융시장이 동반 하락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나스닥은 -3.47%, 영국은 -2.47%, 상해종합은 -1.72% 등 대부분의 세계 증시가 1%포인트 이상 내려갔다.

미·중 무역 갈등이 점점 더 격화될 가능성도 높아 세계 흐름에 민감한 국내 시장은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미 일본이 백색국가(화이트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한 상황에서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면 증시가 더 휘청거릴 수도 있어서다.

6일 우리나라 증권시장의 경우 화이트리스트 문제 외국계 자본 이탈 등으로 다른 아시아권보다 더 많이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29.48포인트, 코스닥은 18.29포인트 떨어져 각각 1917.5, 551.5로 장을 마감했다. 전세계적으로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며 위험회피 심리가 올라가자 암호화폐는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위험지수가 올라간 주식보다는 피난처로써의 암호화폐에 주목하는 거다.

이날 오전 거래에서 주요 암호화폐 가격은 대부분 오름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은 7% 가까이 올라 1만 2000달러 선에 한층 가까워졌다. 암호화폐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10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3.67% 상승한 1만 1686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과 라이트코인은 각각 1.53%, 0.31% 오른 229달러와 95달러를 기록했다.

업계는 최근 세계 시장의 악재가 산적한 만큼 암호화폐를 구매하려는 국내외 수요가 꾸준히 이어져 기존 금융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한다. 또 비트코인의 반감기가 1년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채굴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수요층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세계 시장에 만연해 있던 불확실성이 이번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로 더 커졌다. 증시에서 돈을 회수한 투자자들이 다른 안전 자산을 찾고 있는 움직임이 있다”며 “그 중 중국이나 일본 큰 손들이 비트코인으로 몰려들고 있어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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