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자마진 하락에 ‘빨간불’
점포 줄이고 대출속도 조절
금융취약층 서비스 ↓ 우려
국내 시중은행들이 올 상반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기조와 갈수록 낮아지는 순이익마진으로 하반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영업점 감축과 가계대출 속도를 조절하는 식으로 대응하지만 금융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서비스 질도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순익은 5조 7123억 원이다. 이 중 국민은행이 1조 3051억 원으로 가장 많은 순익을 냈고 신한은행(1조 2818억 원), 우리은행(1조 2460억 원), 하나은행(1조 338억 원), 농협은행(8456억 원)이 뒤를 이었다.
은행의 이익은 좋지만 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당기순이익과 이자이익으로 각각 8조 7000억 원, 20조 6000억 원을 벌어들이며 좋은 기록을 보이는 듯하지만 NIM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해 하반기 1.67%였던 NIM은 올 1분기엔 0.05%포인트 떨어졌고 2분기 역시 0.02%포인트 하락해 올해 꾸준히 줄고 있는 중이다.
은행의 가장 큰 수익원이 점점 낮아지자 은행들은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당장 내년 적용되는 예대율 규제를 적용할 경우 현재 농협을 제외한 4개 은행 모두 100%를 초과하게 된다. 예대율 규제를 적용하지 않은 올 2분기 기준 시중은행 예대율은 신한은행(97%), 국민은행(97.7%), 하나은행(97.3%), 우리(96.9%) 등 모두 100%에 근접해 있다. 예대율 규제란 은행예금에 대한 대출금 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는 규정인데 이 수치가 100%를 넘어가게 되면 예수금을 초과해 대출을 취급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은행들로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들은 예대율 규제에 맞추기 위해 가계대출을 조절하면서 동시에 기업대출을 확대해 나가려 하지만 쉽지는 않다.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해야 하는 건데 리스크가 적지 않다보니 깐깐한 심사가 뒤따라서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내외 경제 여건에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자금조달 능력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다. 차선책으로 수익성이 낮은 영업점을 줄이는 방법이 있지만 이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줄어든 점포만큼 금융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서비스 품질 하락은 불가피한데 수익성이 낮은 점포 순으로 감축하기 때문에 대부분 금융취약계층이 속한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