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 올랐어도 폭풍전야 느낌
산적한 악재 해결은 아직 안돼
미중 무역갈등 여전한 상황서
추가 규제 가능성도 고려·대비

일본이 결국 우리나라에 대한 백색국가 배제 조치를 시행했지만 증권시장은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상승에도 선방했다는 느낌보다는 이미 몇 차례에 걸친 폭락에 악재가 선(先)반영됐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잇따른 폭락에 하방 충격이 더해지면서 앞으로 더 떨어져 1800선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코스닥 지수는 각각 1930선, 580선 강세를 보이며 출발했다. 일본의 조치로 국내 증시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인 거다. 오전 10시 40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56포인트(0.34%) 오른 1939.41에 거래 중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595.21로 전날보다 크게 오른 상태에서 시작된 후 꾸준히 상승 중이다. 니케이를 제외한 해외증시가 모두 하락한 걸 감안하면 두 지표가 상승세인 건 선방했다고 볼 수도 있다. 되레 글로벌 경기침체, ‘R 공포’로 인한 우려와 바이오사태 등으로 몇 차례 폭락했던 증시가 반등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 사정과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하락하기 전 ‘폭풍전야’일 수 있다. 산적한 악재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고 생각보다 빠른 하락세로 인해 하방 충격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우선 무역 갈등이 주가 하락의 주요원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위험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일본의 수출 규제도 갈수록 강화되고 있어서다. 백색국가 배제 조치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말도 흘러나온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한일 양국이 번갈아가며 경제 규제 조치를 단행하고 있는 상황이라 당장 일본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규제 품목이 반도체 소재 3개에서 다른 품목으로 확대되면서 단기적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매 동향도 심상치 않다. 폭락이 지속되는 시장에 투자자들이 손을 들고 빠져나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하방 충격이 많아질수록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단기간에 반등시킬 요인의 부재가 더 크게 느껴지기 마련이고 이탈하는 자금이 커질수록 낙폭은 더 심해질 수 있다.

특히 ‘깡통계좌’라고 할 수 있는 신용투자자를 중심으로 반대매매가 늘어나고 있다. 반대매매란 신용이나 미수로 매수한 주식이 담보비율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로 매도해 증거금을 회수하는 조치를 말한다.

대전의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락 추세에는 바닥을 보장할 수 없다. 심리적 지지선이 깨진다면 코스피 1800대를 준비해야 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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