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월오봉도에 무언가 담을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담아야 할까. 백성들이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도 있다. 백성이 행복해야 임금도 다리 쭉 뻗고 잠을 잘 수 있다. 화병을 보면서 지도자의 품을 생각했다. 품이 넓고 깊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는 주권자의 요구이다. 주권자는 담는 사람이 아니고 담겨지는 사람이다. 지도자의 품은 그래서 넓고 깊어야 한다.
화병에 형형색색 꽃들이 담겨져 있다. 인간이라면 꽃을 보고 누구나 질투심이 일어난다. 꽃과 관련된 비유를 보면 안다. 인간이 얼마나 꽃 같은 세월을 보내고 싶어 하는지. 꽃은 비유의 꽃이다. 나는 작품에서 꽃이 꽃으로 보이지 않고 사람으로 보인다. 행복하게 피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김희정 대전미룸갤러리 관장>
강보희(1983년~)
작품명 : 福을 담다
작품크기 : 72.7×60.6cm
재료 : 장지에 채색
제작년도 : 2019년
이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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