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대전시민대학 유머달인 강사

▶혜숙이가 집에 가다가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함께 다녔던 친구 봉순이를 만났다. 너무 반가워 “봉순아”라고 부르니 “얘, 나 개명했어. 봉순이가 아냐.” “그럼 이름이 뭐니?” “봉자로 바꿨어.” 어떻든 봉자에게 “우리집에 가서 밥이나 먹자.” 이렇게 해서 둘은 혜숙이 집에 갔다. 그런데 혜숙이가 뜸을 들이려고 밥솥을 여는 순간, 그만 콧물이 뚝 떨어지는 게 아닌가.

이 모습을 보고 도저히 먹기가 그래서 “내가 지금 급한 일이 있는데 반가운 마음에 깜빡하고 왔네. 아무래도 지금 나가봐야 할 것 같아. 일주일 후에 다시 점심 먹으러 올게” 하면서 봉자가 가버렸다. 일주일 후 봉자는 약속대로 혜숙이 집에 와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니 혜숙이가 “맛있는 식혜가 있어” 하며 한 컵을 따라줬다. 식혜를 마시면서 봉자가 “이 식혜는 언제 만들었어?” 묻자 “아, 이 식혜는 지난주 네가 밥을 안 먹고 그냥 가게 돼 그것으로 만든거야.”

▶길동이가 잠시 쉴 겸 트럭을 공원 앞 도로에 세워두고 운전석에 두 다리를 걸치고 자려고 하는데 누가 문을 두드린다. “뭡니까?” “아, 별일 아니고요. 지금 몇 시나 됐나 해서요.” “지금 1시 반입니다.” 이러고 다시 잠들려 하는데 또 누가 다시 문을 두드린다. 잠시 전 그 사람이 “지금은 몇 시나 됐어요?” 하는 것이 아닌가! “1시 45분입니다.”

길동이는 다시는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 ‘저는 시계가 고장 나서 시간을 모릅니다’라고 트럭 문에 써 붙이고 잠을 잤다. 그런데 얼마 후 또다시 누가 문을 쿵쿵 두드린다. 열어보니 또 그 사람이다. “아저씨, 시계가 고장 났다는데 제가 시간을 알려드리지요. 지금 2시 10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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