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전 전산장애 빈번…금융권 “비대면 강화, 서버량 늘려”

매년 명절이면 급증하는 거래량으로 전산장애를 겪은 은행권들이 이번 추석명절을 앞두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시스템 개편과 함께 담당 인원과 서버량을 늘리기도 하고 비상근무팀도 꾸린 곳도 있다.

평소에는 원활하던 은행들의 전산시스템은 해마다 명절 직전이면 유독 전산이 말썽이다. 명절엔 금융 업무를 볼 수 없기 때문에 그 전에 처리하려는 대량거래가 이뤄지고 명절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몰려서다. 지난해 추석의 경우 월말인데다 5일간의 연휴, 징검다리 휴일의 영향으로 월급지급과 겹치는 바람에 서버에 더욱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한 은행은 전산시스템을 교체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동망에 문제가 생겨 타행송금에 마비가 걸렸고 상당수 기업들의 급여지급일과도 겹쳐 급여와 상여금 지급이 늦어지는 혼란을 빚기도 했다.

일시적 문제이긴 하지만 대규모 거래가 오가는 만큼 고객들의 피해도 상당하기 때문에 일부 고객들은 그보다 더 미리 업무를 본다고 한다. 지난해 송금문제로 난감했다는 송 모(37·대전 판암동·여) 씨는 “직원들 월급과 추석상여금을 지급해야 했었는데 그날(지난 추석) 시스템 문제라며 송금을 하지 못했었다”며 “그런 일로 홍역을 치르고 보니 날짜에 쫓겨 업무를 보기보단 차라리 월급이든 상여금이든 미리 주는 편이 낫겠다 싶어 올해는 아예 1주 앞서 지급했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문제를 막기 위해 은행들은 서버용량을 증대하고, 담당 인력도 늘리는 등의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A 은행의 경우 기존 대비 서버용량을 10배로 늘렸고, 추석 비상근무인원도 배 이상 늘렸다. B 은행 역시 시스템을 개편, 안정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전산 관련 인력을 200명 정도 늘려 전산마비를 사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엔 IBM 계열의 전산시스템을 UNIX 계열로 바꿔 신속성과 보안성 모두 잡겠다는 거다.

이와 함께 은행들은 추석 기간에 순환근무제를 가동, 비상근무체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한 은행의 비상근무팀은 추석이 시작되는 12일부터 15일까지 조를 나눠 일 평균 약 80명이 전산 시스템 관리에 나설 것으로 전했다. A 은행 대전지역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을 꾸준히 활성화 하는 방향이라 서버량을 크게 늘렸다. 전산망에 안정성을 기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이번 명절엔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이번 추석은 기간도 길지 않고 평년대비 일찍 찾아와서 금융업무를 보는 분들이 분산된 영향도 있을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송승기 기자 ss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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