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운의 우문우답] 유튜브와 확증편향
  • 김도운 논설위원
  • 승인 2020.01.2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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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유튜브가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그 위력이 포털을 능가할 기세다. 연령대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10대의 경우 유튜브가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자리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20대나 그 이상의 연령대도 유튜브에 마력에 푹 빠져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과거에는 새로운 정보가 필요할 때 포털 검색창을 이용했던 사항을 이제는 유튜브를 통해 검색하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일반화 되면서 유튜브의 파급력은 날로 확대되고 있다. 이런 현상에 편승해 유튜브는 대중의 사고와 인식체계 구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제2의 언론이란 별칭까지 얻고 있다.

그러나 유튜브를 언론의 범주 내에 끌어들이기에는 상당한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유튜브에서 생산되는 뉴스의 상당수가 ‘가짜뉴스’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많다. 가짜뉴스는 ‘사실적 근거 없이 허위사실을 가지고 악의적으로 만들어진 뉴스’ 또는 ‘언론사가 아닌 개인이나 집단이 고의로 뉴스 형식을 차용하여 기만적으로 전파한 허위 정보’라고 규정된다. 정리해보면 ‘허위사실을 뉴스형식을 빌려 고의로 제작한 문장이나 영상’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유튜브를 서핑하다 보면 뉴스형식의 콘텐츠가 많은데 이를 ‘뉴스’의 범주에 포함시키기에는 결함이 많음을 느낀다.

유튜브는 알고리즘(Algorithm)이란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고리즘이란 컴퓨터 프로그램을 기술하는 실행명령어의 순서로 이용자가 검색을 통해 특정 영상을 선택하면 이용자의 기호를 파악해 유사한 영상을 다수 추천하는 맞춤형 체계이다. 이는 대단히 유용하고 친절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선의의 서비스는 이용자들이 정보를 편식하게 만드는 역기능을 갖고 있다. 이를 일컬어 확증편향(確證偏向)이라 한다. 확증편향은 자신의 가치관이나 신념, 판단 등에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사고방식은 철저히 무시하는 사고방식이다.

확증편향을 쉽게 설명하면 보고 싶은 뉴스만 보고, 믿고 싶은 사람의 말만 믿는 인지적 치우침이다. 보편적 상식은 뒷전인 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 골라 편식하는 아주 위험한 인식체계이다. 확증편향이 심화되면 나타나는 가장 심한 증세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나와 다른 것은 무조건 ‘틀림’으로 규정해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토론하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계속해서 편향적인 사고를 심화시키며 스스로가 외골수가 돼 가는 과정을 즐긴다. 그러면서 점차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으로 변해간다.

유튜브에 의한 확증편향이 이제는 사회문제로 심각하게 대두되는 지경이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다른 어떤 문제보다 정치적 이슈에 대한 편향성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그래서 가장 많은 가짜뉴스가 쏟아지고 있는 분야가 바로 정치이다. 진보 또는 보수진영의 논리로 무장한 이들이 진행하는 영상 양자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번갈아 시청하는 이용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자신이 어떤 성향을 가지고 어떤 이가 진행하는 어떤 영상을 즐겨보고 있는지 냉철히 반성해봐야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이들이 제작한 영상을 끝까지 시청하기가 힘들다면 이미 확증편향에 빠진 상태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개인용PC를 이용하는 이들의 대다수가 거의 매일 유튜브를 시청한다. 이들 이용자 대부분은 유튜브가 제공하는 추천 알고리즘에 의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의식의 편향에 휘말리며 확증편향이라는 헤어나지 못할 단계로 빠져들고 있다. 이용자들의 이러한 심리적 약점을 이용해 가짜뉴스 생산자들은 날로 수위를 높여가며 편향적 정보를 무작위로 투하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짜뉴스를 법으로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형평성을 가진 진정한 지식인이라면 사회적, 법적 규제가 아닌 스스로의 경계를 통해 균형감각 있는 사고체계를 잃지 않는 것은 물론 대중을 바른 길로 안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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