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아베 총리 /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전국 모든 가구에 천으로 된 마스크를 2장씩 나눠 주기로 결정한 가운데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제대로 된 바이러스 차단 전용 마스크 대신에 효과가 의심되는 일반 천마스크를, 그것도 가구당 고작 2장씩만 준다는 것이 이유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1일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세탁해 재사용이 가능한 천마스크를 전국 5000만 모든 가구에 2장씩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다음주 이후 우체국 등록주소를 기준으로 감염자가 많은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발송할 방침이다.

아베 총리는 이러한 정책을 발표하면서 “전문가 회의에서는 시민들의 행동 변화를 한층 강화할 필요성이 지적됐다”며, 가라오케(노래방)·라이브클럽·나이트클럽 등 방문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감안해 밀집 장소를 피하는 등 정부의 감염 예방책에 협력해달라고도 국민에게 호소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이 같은 외침에도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일본인들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의 정책을 비꼬는 이미지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아베 총리가 면 마스크 2장으로 눈과 입 가린 방송 합성화면을 만든 이도 등장했으며, 테이블에 둘러앉은 토끼 인형 6개 중 2개에만 마스크를 씌운 가족 형상화 이미지나 머리 여러 개가 달린 만화 캐릭터가 마스크를 두 개밖에 쓰지 못한 게시물 등도 트위터에 올라왔다.

천마스크의 기능성에 대한 회의론도 나왔다. 야하라 데쓰카즈 규슈대 교수(생명과학)는 “정부는 천마스크 배포와 함께 개인에게 직접 만들어 쓸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적절하지 않다”며 “(부직포 마스크와 달리) 올과 올 사이가 넓어 차단 효과가 적을 뿐 아니라 관리가 잘못되면 세균 번식 등으로 오히려 비위생적”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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