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 대신 '집단 면역'을 택하며 주목받았던 스웨덴이 정책 전환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독일 도이치벨레에 따르면 스웨딘의 수도 스톨홀름 등에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자 결국 스웨덴 정부가 '봉쇄'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도이치벨레는 이날 ‘스웨덴 정부가 코로나19 정책에 유턴을 검토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웨덴 정부가 이동 제한과 공공생활 규제 등의 정책을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전했다. 그동안의 '느슨한 거리두기', '집단 면역' 실험에서 강력한 봉쇄 쪽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스웨덴 국영방송 SVT는 5일(현지시간) 집권 사민당 정부가 야당들로부터 공격을 받은 이후 국민들의 이동을 지금보다 강하게 규제하는 법안을 이번 주 중 의회에 상정할 것으로 보도했다.
SVT에 따르면, 법안에는 공항이나 철도역, 버스역 등을 폐쇄하고 상점 및 식당들의 영업을 금지하며,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제한하고, 의료장비들을 확보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스웨덴 정부는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50인 이상 모임 금지, 70세 이상 경우 비필수적 외출 자제, 가능한 재택근무 권유 등을 시행해왔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도 폐쇄했다 .하지만 초,중학교는 정상수업을 하고 있다. 상점 영업 제한도 없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평소처럼 경제활동을 계속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영국 더 타임스는 이런 스웨덴의 정책은 신종 코로나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집단 면역'을 높이는 것만이 코로나를 이기는 방법이라는 스웨덴 보건 전문가들의 신념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집단면역이란 한 국가내 저위험군 인구 60% 이상이 면역성을 가져 감염성의 확산 속도를 늦추거나 멈추게 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코로나 19의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집단면역이 확산을 막는 한가지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스웨덴 일각에서는 "정부의 방역 대책은 러시안룰렛(권총에 한 발의 총알만 장전한 뒤 차례로 자신의 관자놀이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는 게임) 식이다. 운이 나빠 걸리면 죽는 거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지난달 말에는 약 2300명의 과학자들이 정부에 보낸 공동서한에서 코로나 19 방역강화 및 스톡홀름 봉쇄를 요구하기도 했다.
스웨덴 정부에서 '집단면역'을 공식적인 정책으로 내세운 적은 없다. 스웨덴 정부의 수석 전염병학자인 아녜르스 테그넬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대한 '신속한 집단면역 구축'을 정부가 추진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정책은 한때 영국과 네덜란드가 취했다가 확진자와 사망자가 대거 발생하자 포기한 바 있다.
한편 스웨덴의 전체 신종 코로나 감염자수는 지난 달 4일 52명에서 이달 4일 6443명으로 120배 넘게 늘었다. 사망자도 지난달 10일 처음 발생한 후 373명까지 늘어났다. 스톡홀름에서는 집단 감염이 나타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