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안정 기대감에 급락 주식 매수 행진
필요 자금 대신 여유 자금으로 투자해야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코로나19가 세계 증시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소규모 투자자들 일명 ‘개미투자자’들의 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가격이 폭락한 주식을 구입한 이후 증시가 급등할 때 차익을 얻겠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거다. 그러나 증시의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어 예측이 어려운 만큼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코스피는 현재 앞선 낙폭의 30%가량을 만회하며 1차 반등에 성공한 상태로 분석된다.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 3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4.60포인트(1.37%) 오른 1816.48을 가리켰다. 지수는 전장보다 34.84포인트(1.94%) 오른 1826.72에서 출발해 강세 흐름을 이어가며 장중 한때 1838.97까지 올랐고 이후 전장보다 31.72(1.77%)오른 1823.60에 장을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188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843억 원, 61억 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94포인트(0.49%) 오른 600.15를 나타냈다. 지수는 전장보다 9.00포인트(1.51%) 오른 606.21로 개장해 상승세를 지속하다가 전 장보다 9.69(1.62%)오른 606.90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2.16%), SK하이닉스(3.49%), 삼성바이오로직스(0.94%), 셀트리온(0.24%), LG화학(2.87%), 현대차(2.82%), 삼성물산(1.60%), 삼성SDI(2.29%) 등 우량주들이 오르면서 투자 심리가 다시 회복됐다.
대전 서구 한 증권투자사 관계자는 “코스피 등이 급락했던 지난달에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가 늘었으며 이달도 마찬가지다. 증시가 다시 반등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주가에 비해 저렴해진 대장주 등을 매수해 차익을 얻기 위한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 상담을 받는 고객들 중 이 시점에 삼성전자 등의 주식에 투자를 해도 되는지 문의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투자판에는 개인투자자들이 기관과 외국인의 주식 매도에 대항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이는 모습이다. 이를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우스갯소리로 코스피 회복에도 영향을 미쳤을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귀띔했다.
그러나 금융 당국에서는 지금의 주식 매수는 자칫 독이 될 수 있어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개인 투자자 유의사항’ 자료를 발표하고 코로나19로 촉발된 주식 시장의 불안정성은 과거 금융 위기와는 다른 양상이라고 설명하며 신규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대전충남지원 관계자는 “고수익에는 반드시 위험이 따르는 법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등의 상황과는 리스크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반등할 거라는 희망만 가지고 섣불리 투자한다면 손해볼 확률이 높다”면서 “모든 자본을 투자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신중한 시장 분석 후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