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는 곳 달라도 "끝내줘요 !" "이 맛이지 !"

칼국수 중원에 ‘신도’와 ‘대선’이라는 두 가문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지만 무릇 중원의 패권을 노리는 숨은 고수들도 있는 법. 묵묵히 육수를 우려내고 면을 뽑아내며 평민들의 입맛을 즐겁게 해주는 고수들은 어디에 있는지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기 때문에 맛 있는 집 추천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으로서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아도 괜히 자신의 입맛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내 입맛에 맞는 또 다른 보석같은 칼국수 집을 찾으면 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김 모(50) 씨는 서구 갈마동에 위치한 ‘늘봄 손 칼국시’를 추천했다.
김 씨는 “멸치로 육수를 내는 기본 베이스는 똑같은데 너무 진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국물 맛이 좋다”며 “또 이름난 칼국수 집 들은 이제 너무 대형화, 기계화 돼 칼국수 만의 소박함과 정겨움이 떨어지는 곳이 많은데 이곳은 아직 정서적 질감마저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술을 먹는 일이 많은 김 모(41) 씨는 동구 용전동의 ‘동양분식’을 손에 꼽았다.
김 씨는 “회사가 있는 둔산동과 좀 멀지만 술 먹은 다음날이면 꼭 찾는 곳 중의 하나”라며 “얼큰이 칼국수 인데 다른 곳과 달리 너무 맵기만 하지 않고 국물이 해장하기에 딱”이라고 말했다. 또 “반대로 하얀 국물의 서구 갈마동 토종 칼국수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30대인 임 모 씨는 꽤 이름이 알려진 중구 대흥동의 ‘소나무 집’을 댔다. 임 씨는 “칼국수에 오징어라는 색다른 조합이지만 한번 먹으면 집에 가서도 자꾸 생각나는 중독성이 강한 맛”이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두 아이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하는 박 모(36·여) 씨는 “외식하러 나가서 가장 저렴하고 맛있게 먹는 것이 칼국수 인 것 같다”며 “중구 문화동 보성초등학교 인근의 ‘밀밭칼국수’는 멸치육수에 조개 등 해물이 조금 들어가는 것 같은데 다른 집에 비해 정말 육수 맛이 끝내 준다. 늘 사람이 붐빈다”고 전했다. 또 “학교때부터 다니던 대흥동의 스마일 칼국수를 비롯해 진로집이나 광천식당 등을 찾아 두루치기도 먹고 국수도 비벼 먹는다”며 “너무 맛 집이 많아 하나를 꼬집어서 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미선 기자 ashes@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