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으로 기소된 오라윳, 8년 만에 불기소 처분
태국 시민들 분노, 레드불 불매 운동 하기도
태국 총리, 사건 진상조사 지시

해외 도피 중 2017년 런던에서 포착된 레드불 창업주 손자 오라윳 / 연합뉴스

태국판 '유전무죄' 사건이 벌어졌다. 거대 부호 집안의 손자에 대해 사법당국이 8년의 시간을 끈 후 면죄부를 준 것이다.

레드불 창업주 손자인 오라윳 유위디야는 지난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페라리 차량을 과속으로 몰다가 경찰관이 탄 오토바이를 친 뒤 그대로 달아났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65% 법적 허용치를 초과했다.

하지만 태국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음주 운전 혐의도 적용하지 않았다. 결국 사고 직후 보석금 1900여 만 원을 내고 석방됐는데 해외로 나간 뒤 8년 동안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그 후 지난달 태국 검찰이 오라윳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공소시효는 7년이 더 남아 있는 상태였다.

해외 도피 기간 동안 오라윳은 아부다비를 방문해 레드불이 후원하는 자동차 경주 대회를 관람하거나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스노보드를 즐기는 등 호화 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때문에 태국 3번째 부자 집안의 상속자를 노골적으로 봐주고 있다는 비난이 수년째 계속되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불기소 처분까지 전해지자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는 레드불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까지 시작됐다.

오라윳의 할아버지 찰리아우 유위타야는 1984년 오스트리아 사업가와 레드불을 공동 설립해 큰 부를 일궜다. 그는 2012년 숨지면서 220억달러(약 26조4500억원)의 재산과 레드불 지분 50% 이상을 가족들에게 남긴 바 있다.

 

2012년 오라윳이 뺑소니 사고를 낸 페라리 차량(자료사진) / 연합뉴스

여론이 악화되자 27일(현지시간)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오라윳의 2012년 과실치사 혐의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나루몬 삔요신왓 정부 대변인은 쁘라윳 총리가 이번 일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나루몬 삔요신왓 정부 대변인은 쁘라윳 총리가 이번 일에 대해 심기가 편치 않다면서 관계 당국에 관련 조사를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쁘라윳 총리는 또 이번 사건의 사법처리 과정에 일절 관여한 적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검찰이 내린 불기소 결정인 만큼, 문제가 없다던 경찰도 이날 입장을 바꿨다.

경찰청장 지시로 조사팀을 꾸려 향후 15일간 수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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