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연 충남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최근 역사상 유례없는 긴 장마로 채솟값이 엄청나게 올랐다고 한다. 햇빛 부족과 높은 습도로 생육도 약해지고 열매도 제대로 맺지 못해서이다. 그만큼 농산물은 기후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경제용어로는 탄력성이 작아 가격 진폭이 매우 크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없을까? 그 대안은 바로 스마트농업에 있다.

요즘 'DNA'라는 용어가 새로이 조명 받고 있다. 바이오산업과 유전공학에서 사용되던 DNA가 최근에는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ata, Network, AI)의 약자로 쓰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신시장을 선도하는 ‘초연결 지능화 인프라’를 의미하는 DNA기반 디지털 선진 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시점이다.

국내 농업분야에서는 시설원예를 중심으로 첨단시설과 융·복합화한 스마트팜이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단순히 센서·환경제어 시스템을 통해 온실의 환경을 측정하는 온습도, 양액 등을 자동 원격으로 관리하는 1세대 스마트팜이다. 이것으로는 농업선진국인 네덜란드, 미국 등을 따라잡기는커녕 따라가기도 벅찬 낮은 수준이다. 생산의 안정, 가격의 안정, 품질의 고급화와 안전화를 위해서는 2세대, 3세대로 발전해야 한다. DNA기반의 스마트팜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고 인공지능은 이렇게 연결된 농장들의 온습도, 일조량, 토양, 생육정보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생육조건과 재배방식을 찾아 작물을 키우는 시스템으로 도약해야 한다. 물론 빠른 세대진전은 쉽지 않다.

그러나 노력하고 추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와 민간기업이 스마트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보다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진전된 센서와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이고 표준화와 규격화가 선행되어야 하며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 즉 농업인들은 이를 사용하는 기술을 습득하는 등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렇다고 기존 소규모 시설하우스에 작물을 재배하는 경영체 모두를 스마트팜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 많은 투자비와 프로그램 운영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새로이 창업하는 창업농, 젊은 귀농인 등을 중심으로 시설의 현대화와 아울러 이들을 농업 농촌의 선두주자로 육성해야 한다. 이제는 농업도 규모 있는 투자와 함께 가정과 경영을 분리하는 시스템으로 진전되어야 한다. 다행이도 일부 지자체에서 스마트농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설의 현대화와 스마트팜을 임대하는 형식의 젊고 역량 있는 청년농을 육성하는 정책들을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정보통신기술을 가지고 있는 만큼 농업인과 농산업 기업, 연구개발기관, 정부 등이 한 몸이 되어 스마트팜에 혁신 DNA를 추가한다면 스마트팜의 세대진전과 더불어 농업 선진국으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 이제는 경험을 탈피한 과학적이고 정밀한 농업으로 편안하고 돈 되는 농업을 실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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