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곳곳 내걸린 고수익 현수막 광고
구체적 정보 제공없이 수익률만 강조, 투자 유도

[금강일보 서지원 기자] 기세등등한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대전과 세종, 충남 일부의 부동산 열기는 여름을 지나서도 뜨겁다. 아파트 청약은 로또가 돼 버렸고 세종과 대전 일부 단지는 하루가 멀다하고 최고 거래가를 갱신하고 있다.

부동산을 잡겠다는 정부의 백약이 무효한 열풍지대 속에서 덩달아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고 이를 디딤돌 삼은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마케팅도 과감해지고 있다. 매달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에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일부 업체들의 ‘현혹성’ 광고가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혹’하기 십상인 ‘1억에 3채’ 그 달콤·씁쓸한 유혹의 속살을 들여다 본다. ▶관련기사 3면

웬만한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광고에서 '1억에 3채' 문구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기사형식의 광고를 비롯한 온라인상 광고는 물론 버스정류소, 지하철입구 등에 커다란 현수막이나 전단지 등으로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대로변과 중심 상업지역마다 '9000에 3채, 월 135만 원 보장', '월세 소형 아파트 1채당 2500만 원! 보증금 1000만·월세 50만', '1억 3채 월 150만 세금 100% 면제·임대수익보장','8·17평 10월 입주 원룸형 소형 APT', '전국 NO.1 13평 투룸 아파트 투자 NO1 수익률' 등 수익형 소형아파트로 불리는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을 누구나 한번쯤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고수익을 보장하는 듯한 이런 현수막은 제로금리 시대에 마땅한 수익처를 찾지 못하는 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충분하지만 함정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취재진이 분양사무실 직원들과 상담해본 결과 분양면적, 분양가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풍부한 임대수요와 수익보장 등 수익률만 강조하면서 계약을 종용했다. 실제 대전 A분양사무실 직원은 "실투자금 3000만~3500만 원을 투자한 뒤 신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70%까지 융자를 낄 수 있다. 오는 11월 초 입주예정인데 그 전까지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은 없다. 수익은 3채 구입했을 시 월 150만 원으로 세금 떼면 120만 원 까지 수익이 난다. 1채라면 40~50만 원의 수익이 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충남 천안 B분양대행사 직원은 "분양가는 최소 9250만 원부터 1억 400만 원까지 책정돼 있다. 1억 자리 매물을 예로 들면 신한은행, 신협, 농협을 통해 공급 금액의 최대 80%까지 융자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8000만 원을 대출받은 뒤 계약금과 잔금 포함 2500만 원 정도의 실투자금만 있으면 4채도 매입 가능하다. 통상 은행당 2채 분량의 대출이 가능하다"고 귀를 솔깃하게 했다.

그러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도시형 생활주택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달콤한 유혹은 그만큼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대전 둔산동 공인중개사 A (63) 씨는 "'묻지마식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

특히 대출금리와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의 미분양 물량이 넘쳐나면서 분양자를 모집하기 위해 저렴한 가격, 고수익 보장 등을 광고하고 있지만 중소건설사나 분양대행사와 계약을 체결하면 되돌리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서지원·박정환 기자 jiwon4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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