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살해 혐의로 무기징역 확정
1983년 제주 출신
살인, 사체 유기, 손괴, 은닉 등 3개의 혐의
지난해 3월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의붓아들을 살해한데 이어 지난해 5월 제주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은닉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이 5일 무기징역 확정을 받았다.

다만 의붓아들의 살해 여부의 대해서는 무죄를 판결했다.
고유정은 1983년생으로 제주에서 태어났다. 고유정은 전 남편인 강 모 씨를 만나 결혼 하였고,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그의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않았고, 끝내 이혼 한 뒤 현 남편으로 알려진 A씨와 재혼하였다.
A씨에게는 아들 B군이 있었다. A씨의 아내는 수년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2019년 3월 A씨의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청주시 한 아파트에서 A씨의 아들이 숨진 채 발견되었고, 질식사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질식사에 대한 정확한 증거가 없었고, 함께 잠을 자던 A씨에 눌려 숨졌을 가능성도 보이기 때문에 고유정의 살인이 아닌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고유정은 A씨 아들의 대해 무죄를 확정 받았고, A씨와의 결혼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고유정은 2019년 5월 자신의 차량을 가지고 배편을 이용하여 제주도에 들어왔고, 자신의 아들, 전 남편 강 씨와 함께 만났다.
고유정은 강 씨에게 몰래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였고, 시신을 훼손해 여객선에서 바다에 던지거나 아파트 쓰레기 분리시설에 버리는 등 조금씩 유기하였다.
법정에서 고유정은 강 씨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하자 저항하던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였지만, 성폭행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고유정이 강 씨 사망 전 수면제와 흉기를 구입하고 `혈흔 지우는 법' 등을 인터넷에 검색한 이력이 밝혀지면서 계획 살인으로 판단됐다.
고유정은 강 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에게 재혼한 남편인 A씨를 친아버지라고 가르쳐왔으나 강 씨의 요구로 아들과의 면접교섭을 피할 수 없게 되자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유정은 5일 대법원 판결에서도 전 남편 살해 혐의의 대해서만 적용되며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어 의붓아들의 살해의 대해서는 무죄로 확정됐다.
대법원 판결에서도 무기징역이 확정되면서 고유정은 자신의 친 아들의 대해 친권을 상실하였고, 이어 지난 10월에는 현 남편이었던 A씨가 "우리 아들을 살해했을지도 모르는 유력한 용의자와 지금껏 법률상 부부로 남아 있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라며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양 측의 입장과 2년간의 결혼 생활 등을 검토했던 재판부는 혼인관계 파탄 책임이 고유정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담당 판사였던 지윤섭 판사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혼인관계는 피고(고유정)의 폭언,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고 하거나 흉기를 드는 등의 위협, 가출 및 연락두절, 범죄행위로 인한 구금 등으로 파탄된 것으로 보는 게 상당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피고의 잘못으로 원고와 피고의 혼인관계가 파탄됐기 때문에 피고는 원고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며 "위자료 3천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고유정은 이 이혼소송마저도 패소하면서 현 남편이었던 A씨와의 결혼생활마저도 끝나게 되었다.

고유정이 무기징역이 확정 되면서 피해자 유가족들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을 전했고, 전남편 사건 유족은 "무기징역형은 한없이 가볍다"고 했으며, 무죄가 확정된 의붓아들 사건 유족은 "타살임에도 가해자가 없는 사건이 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5일 대법원 선고 직후 전남편 남동생 강모(35)씨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피고인의 형벌에는 만족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강씨는 "계획범죄, 참혹한 살해방법, 피해자에게 책임 전가 등 반성조차 없는 피고인의 행태를 보면 무기징역은 한없이 가볍기만 하다"고 말했다.
이어 "형벌의 최소한의 의미는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위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기징역은 이 기준에 전혀 부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고유정의 현 남편이었던 A씨는 "사건 초기 청주 상당경찰서의 잘못된 판단과 악의적인 의도로 인해서 결국에는 타살임에도 가해자가 없는 사건이 돼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영구 미제’ 사건이 되어버린 아들의 사건에 대해 안타까움과 분노를 표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