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하고 음침한 철도변 동네 오류동
철도변 옹벽 정비로 분위기 반전 성공
화분 설치로 마음까지 화사해져 안심

[금강일보 김정섭 기자] 철도 주변은 대부분 삭막하다. 철도를 건설할 때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은 탓이다. 이런 이유로 철도변 주거지들은 슬럼가인 경우가 많다.

그나마 철도 주변 정비 사업이 곳곳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변화들이 나타났지만 여전히 충분치 않다. 철도 주변은 인적이 드물다보니 자연스럽게 우범지역으로 전락하게 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행정력만으론 부족하다.

대전 중구 오류동은 서대전역을 품고 있는 마을이다.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역 주변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철도 주변은 낮에도 음침하다. 어둠이 깔리면 그 스산함은 더욱 강해진다. 대형유통점과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인근 오래된 주거지의 환경은 여전히 그대로다. 쉽사리 삶의 터전을 떠나지 못한 주민들은 마음 한구석에 항상 불안함을 안고 살지만 선뜻 나서지 못 했다.

대전시 안심마을 조성 사업이 그 판을 깔았다. 시가 마을 안전을 위한 사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오류동 주민들도 관심을 갖고 머리를 맞댔다. 우선 오류동 행정복지센터가 나섰다. 관련 사업설명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했고 그 결과 사업 추진을 위한 주민자치회가 결성됐다.

안심마을 주민자치회는 동네 분위기 반전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고 이를 구체화시킬 대책도 스스로 마련했다. 여기엔 중구청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중부경찰서 등 코디네이터들이 함께 참여해 사업구간에 대한 분석, 사업진행 방향 등 안심마을 만들기 계획안을 다듬었다.

중부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 심국보 팀장은 “대전시 안심마을 조성 사업은 주민 주도로 안전한 골목길을 조성하고 안전 사각지대에서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며 “주민이 정한 사업 방향에 맞춰 경찰은 지역 내 4대 사회악 근절뿐만 아니라 야간순찰활동, 방법순찰장비, 범죄예방교육 등을 통해 사업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사업 방향에 맞춰 동네 위험 요소를 제거하고 개선해 나갔다.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철도변 옹벽의 넝쿨을 제거하고 각종 적치물들을 정리했다.

이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밝고 화사한 색상으로 옹벽을 도색했다. 또 꽃화분을 조성·설치해 동네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어둠이 내려앉아도 안심이 된다. 골목길 바닥에 조명을 설치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 조명은 낮에 태양광으로 충전돼 밤에 빛을 제공한다.

주민 장우철 씨는 “이웃주민이 함께 모여 동네의 문제점을 찾고 해결하니 속이 다 후련하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을 더 아끼게 되고 자긍심이 생기는 것 같다”며 “야간엔 어딜 돌아다니기가 무서웠는데 동네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밝게 바뀌니 이제 안심이 된다. 관련 기관에서도 이런 주민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주니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받게 된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오류동은 우범지역 범죄예방을 위한 호남선 철도 주변 안심마을 만들기 사업을 지난 7월 완료했다. 이광자 오류동장은 “숙원 사업이던 호남선 철로변 주변 안심마을 만들기 사업이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자율방법활동을 강화하고 계절별 화단을 관리해 주민의 안전한 생활환경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정섭 기자 toyp10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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