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응 한국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본부장

[금강일보] 어느덧 계절은 완연한 겨울로 접어들어 아침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겨울이 되면 눈이나 빙판으로 인해 사람들의 낙상사고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전도 미끄럼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미끄러짐 사고 중에서도 도로 위 살얼음(일명 블랙아이스)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데 살얼음 도로는 빙판길을 달리는 것과 같아 마른 노면에 비해 제동거리가 5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통안전공단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살얼음 노면은 마른 노면보다 치사율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도로 위 살얼음이 운전자에게 '살(殺)얼음'이 되는 경우가 많다.
도로 살얼음 사고가 위험한 이유는 눈이 내려 쌓인 경우는 운전자가 미리 안전거리 등을 충분히 확보하며 감속운행을 하지만 도로 위 살얼음은 색깔이 아스팔트와 같아서 눈이나 얼음으로 보이지 않고 그냥 아스팔트처럼 보여져 살얼음 상태를 운전자가 알지 못해 감속운전과 안전거리 확보가 미흡한 상태에서 주행하기 때문이다. 일단 결빙된 도로에 진입하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어 무방비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해 치사율이 높아지게 되므로 도로 살얼음 사고가 위험한 것이다.
올 초에 합천에서 차량 41대가 충돌하는 교통사고도 도로 위 살얼음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 위 살얼음은 밤사이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가 아침이 되면서 영상으로 오르는 날이나 영하의 기온에서 비가 내렸을 때 가장 만들어지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가 내리지 않더라도 습도가 높은 상황이라면 습기가 땅에 이슬처럼 내렸다가 얼어붙어 도로 위 살얼음이 생기기 쉬운 조건이 되기 때문에 해 뜨기 전인 새벽에 가장 많이 생긴다. 최근 잇따라 보도됐던 도로 위 살얼음에 의한 추돌 사고들이 대부분 새벽이나 이른 아침 시간대 발생한 이유도 바로 이 같은 조건 때문이다.
여기에 고갯길이나 음지는 얼음이 쉽게 녹지 않고 다리 위나 도로가 교차하는 입체도로 등에서는 지열이 닿지 않아 도로 위 살얼음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겨울철 도로를 운행할 때는 도로의 상황을 세심히 관찰하는 집중력과 주의력이 필요하다.
도로 위 살얼음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안전운전은 물론 도로 운영주체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본다. 도로 위 살얼음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결빙도로를 운전자에게 미리 알려 운전자가 감속운전과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며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도로 결빙이 예상되는 지역에는 미리 현수막이나 교통안전 표지판 등을 설치하고 청결상태를 유지함으로써 운전자가 쉽게 결빙구간을 알 수 있도록 하고 도로결빙이나 쌓인 눈들을 신속하게 제거하는 노력은 물론 노면에 홈파기 등으로 습기가 노면 위에 머물지 않도록 예방하는 시설관리 노력이 필요하다.
또 도로결빙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매스컴을 통해서 운전자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적극적인 홍보노력도 필요한데 상습 결빙지역에는 내비게이션을 통해 운전자에게 안내멘트를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법으로는 요즈음 인공지능을 활용해 노면상태를 감지하는 센서 등이 개발되고 있는데 이러한 센서를 활용해 운전자에게 정확하게 알림으로써 운전자가 대비를 할 수 있게 하고, 상습 결빙구간은 도로에 열선 등을 설치해 살얼음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본다. 더욱 효과적인 방법으로 도로에 열선 등을 노면상태 감지센서와 연동해 운영하면 도로 살얼음이 발생하기 전에 열선이 가동함으로써 도로결빙을 방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된다.
겨울철에 자주 발생하는 도로 위의 살얼음이 나에게 살(殺)얼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기온이 낮은 겨울철은 인내심을 갖고 감속운전과 충분한 안전거리를 꾸준히 확보하며 운행하는 것은 물론 집중력을 발휘해 노면의 상태를 세심히 관찰하며 운행해야 함을 명심하고 가능한 대중교통을 이용함으로써 살(殺)얼음과 마주하지 않음으로써 겨울철을 안전하게 보내는 현명한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