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급조된 인프라…“지극히 비상식”
나무 한그루 없는 회색 공간…화단은 돌밭
“그때그때 다른 친환경 녹색도시” 비난
관급자재 예산 ‘비공개’··· “구린 것 있나?”

공공시설의 기본인 조경시설조차 없는데다 화단으로 조성된 곳마다 꽃나무 한그루 없는 '돌밭'이다. 앞뒤 다른 전시행정의 현주소를 잘 말해주고 있다. 서중권 기자
공공시설의 기본인 조경시설조차 없는데다 화단으로 조성된 곳마다 꽃나무 한그루 없는 '돌밭'이다. 앞뒤 다른 전시행정의 현주소를 잘 말해주고 있다. 서중권 기자
최첨단을 자랑하는 전기굴절버스가 충전을 마치고 차고자를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혹한기에 급조된 조립식 시설물과 나무 한그루 없는 회색공간 등 세종시 행정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서중권 기자
최첨단을 자랑하는 전기굴절버스가 충전을 마치고 차고자를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혹한기에 급조된 조립식 시설물과 나무 한그루 없는 회색공간 등 세종시 행정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서중권 기자

[금강일보 서중권 기자] 국내 최초로 세종시에 도입된 전기굴절버스와 관련해 잡음이 일고 있는 가운데 차고지 등 인프라 구축을 둘러싼 여러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최첨단을 자랑하는 전가굴절버스 차고지(충전소) 등 시설물을 혹한기공사와 조립식으로 급조(急造)한 것으로 드러났다.

◆ 최첨단 자랑 굴절버스 차고지는 후진형 … 혹한기에 조립식으로 급조

전기굴절버스의 차고지와 충전소 등 시설물에 72억 원을 들였다.
세종시 터미널 인근 4만 7131㎡(1만 4200평) 부지에 버스 차고지와 충전소, 사무실, 관제동, 정비동, 세차동 등 5개 동을 지었다.
그런데, 이 시설은 지난 2019년 12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이듬해 5월에 준공했다. 혹한기에는 공사 중이던 관급공사도 공사 중지명령을 내리는 것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다.
이에 시는 “감리 감독·관리 하에 문제없이 진행하였으며, 전기충전소 외 주된 공사는 3~5월에 진행해 문제없다”는 황당한 해명이다.
문제의 심각성은 여러 곳에서 확인됐다. 차고지 1만 4200평의 넓은 부지 곳곳을 둘러봐도 나무 한그루 없는 삭막한 분위기다. 조경의 기본까지 무시한 회색행정이다.
심지어 조성된 화단에 나무는 고사하고 꽃나무조차 한그루 없다. 화단을 둘러봐도 돌이나 자갈 등으로 채워져 있어 날림이라는 분위기다.

◆ 말로는 친환경녹색도시 숲 건설 … 나무 한포기 없는 회색 공간전락

수십억 원을 들인 공공시설물에 나무 한그루 없는 삭막한 회색 공간. 이춘희 시장의 ‘도시 숲’이나 친환경녹색도시로 가꿔나가겠다는 공약은 공언(空言)에 불과한 단면이다.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또 다른 시설물, 전기굴절버스 차고지 내 5개동 시설물 모두 조립식으로 지었다. 혹한기에 조립식으로 ‘뚝딱’ 급조해 지은 것이다. 혹한기 공사는 부실시공 우려도 높다.
실제로 충전소 입구로 들어서는 흰라인 모두 도로표면에 입힌 흰색 페인트가 얇아 터지고 균열이 발생하는 등 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립식 시설과 관련해 시-도시교통공사는 “첨단BRT 도입 사입비(차량 구입비 제외) 한도 내에서 차고지 조성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72억 원의 예산으로는 조립식으로 지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으로 받아들여진다. 참 구차한 해명이다.

◆ 관급자재 예산내역 ‘쉬쉬’ … 세수입 지출회계 절차도 ‘아리송’

그렇다면 72억 원대의 예산으로는 급조된 조립식을 지을 수밖에 없었던 걸까. 진행과정을 한 발짝 더 들어가서 살펴보면 숱한 의혹으로 점철돼 있다.
본보가 굴절버스와 관련해 취재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11월 4일이다. 하지만 시의 뭉개기로 오해될 수 있는 질의, 회신이 오간 것만 해도 수회다.
이런 가운데 관급자재 예산내역은 ‘비공개’로 회신했다. 또 자본적위탁사업 예산(세수입) 회계처리 과정과 관련한 질의에 대해서는 헷갈리게 하고 있다.
시는 180억 원의 세수입에 따른 예산지출과정의 회계절차, 도시교통공사는 차고지 조성과정 예산집행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을 경우 ‘청렴도 꼴찌’ 지수를 높이는 오명을 벗기 어렵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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