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겸 연극배우

[금강일보] 잠시라도 길을 걷다보면 등줄기에서 땀이 물처럼 흐른다. 얼른 집에 들어가서 에어컨을 켜거나 시원한 카페에 들어가고 싶다. 재작년 코로나19가 유행했을 때 감기의 일종이라 여름이 되면 없어질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벌써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째다. 사람들 또한 참을 수 있는 임계점에 다다른 상태인 것 같다.
요즈음 하루 1500명 이상 확산 소식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국민이 힘들다. 그런데 더욱 힘들게 하는 건 폭염이다. 폭염에 마스크까지 하고 다니다보니 체감온도는 40도를 훌쩍 넘는다. 코로나19가 없어질 때도 됐는데 변이에 변이를 더해 살아남고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좀비 같다. 죽지않고 계속 살아난다.
우리의 일상은 다들 알다시피 급격히도 달라졌다. 재택근무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고 그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한 기사에 따르면 올해는 폭염주의보로 인해 에어컨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 상승했다고 한다.
감염병 방역지침이 다시 강화됐고 코로나19는 다른 형태로 진화되고 있기에 집에서의 생활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에이컨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는 상태다.
감염병은 왜 과학과 의학이 발달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인가? 그건 바로 인류의 탐욕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류가 농사를 짓는 농경사회로 전환되면서 인간과 동물은 밀접하게 좁은 공간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이와 관련해 모기, 쥐, 바퀴벌레 등이 인간의 삶 속에 유입되며 인수공통감염병을 확산시키는 매개체가 됐다. 게다가 인류는 더욱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원래 서식지에 살고 있는 동물과의 접촉이 불가피하게 됐다. 인간의 탐욕으로 동물들은 그들의 서식지마저 침범당하게 된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또한 박쥐에서 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병은 기후와도 관련이 깊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현재 지구 전체의 온도는 상승 중에 있고 이는 다양한 전염병을 야기시킬 수 있다. 현재 유럽지역은 코로나19뿐만 아니라 폭우와 홍수로 인한 피해가 막대하다. 환경오염에 따른 기후변화는 홍수를 야기시키고 물이 오염되고, 오염된 물은 다시 전염병을 확산시킬 수 있다.
세계는 지금 코로나19와 기후변화로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지구의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혹은 우리 다음세대의 존속을 위해 잠시라도 에어컨 사용을 줄이자고 한다면 어떤 누구도 당장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인류의 존속을 위해 우리 모두 에어컨을 사용하는 것을 멈추세요”라고 말한다면 “맞아. 지구가 온난화되고 지구오염이 심각화되고 있어! 우리모두 인류의 미래를 위해 당장 에어컨사용을 멈추자”며 호응해 줄 것인가.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지만 지금 당장 더위가 우리를 힘들게 하니까 에어컨 사용을 줄인다는 건 너무나 어렵다. 인간은 자기 손톱밑 가시가 제일 아프니까. 폭우로 수백 명이 죽고 코로나19에 하루 수천 명이 죽는 것보다 나한테 닥친 한여름 땀나고 끈적이는 것이 더 싫고 힘든 것이다. 인류생존, 인류의 고난은 그 다음 한참 후의 일이다.
필자 역시 추운 건 참아도 더운 건 진짜 못참는데 이를 어쩐다. 나에게 물어본다. “그렇게 전기 쓰다간 전기요금 폭탄 맞을텐데 어쩔거야?” 바로 현실적으로 와 닿는다. 그래 당장 에어컨 사용을 좀 줄여봐야겠다. 어떤 것이든 가장 확실한 건 큰 이상이나 대의보다는 가장 몸에 와 닿는 질문과 대안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