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산양삼 농사꾼 정수영의 유쾌한 산골 일기

‘가난’과 ‘고생’이 뭔지 알게 된 어린 시절부터 어떻게든 떠날 궁리만 했던 남자, 정수영 씨(53)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그의 고향은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의 현계산. 예로부터 골이 깊고 나무가 울창해서 멀리서 보면 검게 보인다고 하여 ‘검은 계곡의 산’, ‘현계산(玄溪山)’이란 이름이 붙은 곳이다. 정수영 씨는 그 산자락 깊숙이 자리 잡은 집에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정수영 씨는 노력 끝에 국립대에 입학해 산골에서의 가난한 삶에서 벗어났지만,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할 시기에 IMF를 맞닥뜨렸다. 먹고살기 위해 경매사, 자영업자, 전기 기술자 등을 전전하다 결국 귀향을 결심했다. 산양삼 농사꾼으로 돌아온 그는 어릴 적 나고 자란 현계산 자락, 옛 집터와 가까운 곳에 오두막을 짓고 어머니와 함께 살기 시작했다.
뇌졸중을 앓고 난 후 거동이 불편해져 요양원에 있던 이순옥(83) 할머니는 덕분에 일 년의 절반은 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사소한 일로 날마다 티격태격 하지만 실없는 농담을 할 땐 죽이 척척 맞는 어머니와 아들이다.
그렇게도 떠나고 싶었던 고향에 다시 돌아와 어머니와 함께 자신만의 삶터를 가꿔가고 있는 정수영 씨의 유쾌한 산골 일기가 방송되고 있다.

23일 오전에는 초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옛 추억에 잠긴 정수영 씨의 모습이 방송됐다. 이날 정수영 씨와 친구들은 어린 시절 함께 다니던 초등학교를 찾아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정수영 씨의 친구 백정현 씨는 “(정수영과) 어려서부터 친구다. 친구들 중에서 공부를 제일 잘했다. 제가 생각할 때 이 친구는 다시 시골로 안 내려올 줄 알았다”며 “그런데 (다시) 와서 어머니 모시고 사는 거 보니까 저야 좋다. 가끔 얼굴도 보고”라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정수영 씨는 “그때 공유했던 기억, 같이 했던 놀이를 회상하면서 그때로 돌아간다. 그 시절에는 사심이 없었다. 그러니까 (이 친구들을 만나면) 편하다”고 말했다.
손채현 인턴기자 b_9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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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산양삼 농사꾼 정수영의 유쾌한 산골 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