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시즌3’ 형제복지원 사건, 아동 연쇄 실종 사건의 전말은?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정규 편성 후 시작을 알린 가운데 그 첫 이야기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으로 구성됐다.
지난 21일 방송된 ‘꼬꼬무’에서는 형제복지원 사건을 다뤘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부산의 형제복지원에서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 선도’를 이유로 불법감금과 강제노역, 구타, 암매장 등을 강행한 인권 유린 사건이다. 형제복지원은 당시 약 3000명을 수용한 전국에서 가장 큰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는데, 길거리 등에서 발견된 무연고자들은 물론 무연고 장애인, 고아, 가족이 있는 일반 시민과 어린아이들까지 강제로 끌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송에는 형제복지원에 감금됐었던 정연웅 씨와 이혜율 씨가 출연해 그날의 사건에 대해 증언했다. 당시 12살이었던 정연웅 씨는 4년 7개월간 갇혀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혜율 씨는 남동생과 함께 탄 기차에서 깜빡 잠이 드는 바람에 종점인 부산역에 도착했고, 집을 찾아주겠다는 남자들을 따라갔다고 말했다.
이들을 납치한 남자들의 정체는 경찰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1981년 서울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며 부랑인의 구걸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일명 ‘인간 청소’가 행해졌다. 대통령의 지시사항이었기에 실적에 열을 올리던 경찰들은 억지스러운 기준으로 사람들을 잡아들였다.
형제복지원 측에서 내세운 부랑인의 기준은 기차역 혹은 버스터미널에서 TV를 본 적이 있는 사람, 술에 취해 술집이나 거리에서 주정을 부린 적 있는 사람, 수염이 덥수룩한 채 다닌 적 있는 사람 등으로 알려져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산비탈에 위치해 5~6m 정도 되는 담장으로 세상과 분리된 형제복지원의 본래 목적은 부랑인을 수용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장롱, 신발, 장난감, 자물쇠 등 온갖 상품을 만드는 공장이었고, 잡혀 온 이들은 이곳에서 강제노역에 시달려야 했다. 그들은 폭행과 성폭행에서도 안전할 수 없었다.
1986년 김용원 검사가 수십 명의 사람이 노동하는 것을 수상하게 여겨 수사에 착수했지만, 국민의 분노가 군사 독재 정권을 향해 있던 시기였기에 형제복지원 사건은 흐지부지 종결됐고 박 원장은 업무상 횡령 혐의 등만 인정돼 징역 2년 6월을 받는 데 그쳤다.
이후 형제복지원을 나온 이들은 복지원 출신으로 낙인 찍힐 것이 두려워 쉽사리 용기를 낼 수 없었고, 그렇게 잊혀가는 듯했지만 지난 2012년 피해 생존자 한종선 씨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사건이 일어난 지 33년 만에 국가에서 재조사에 착수했다. 현재도 피해자들은 진상규명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으며,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이 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친구들에게 1:1로 전달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이다. 시즌제로 방영되다 이달부터 정규 편성되어 매주 목요일 밤 10시 30분에 SBS에서 시청할 수 있다.
손채현 인턴기자 b_9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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