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현 논산시장 당선인 방사청 유치 혈안
지역 이기주의 불협화음에 메가시티 망칠라

<속보>=윤석열 대통령의 지역 공약인 방위사업청 대전 이전을 놓고 충청권 내부에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백성현 논산시장 당선인이 지속적으로 방사청 논산 이전을 주장하면서다. 조속한 공공기관 이전을 위해서라도 충청권이 한 데 뭉쳐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에 되레 지역 이기주의에 매몰된 불협화음이 충청권 메가시티의 완성을 저해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본보 22일자 4면 등 보도>
23일 백 당선인 인수위원회 등에 따르면 백 당선인은 지난 22일 김태흠 충남지사 당선인에게 방사청 논산 이전에 협력을 요청했다. 백 당선인은 전날인 21일에도 김병준 전 대통령직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에게 방사청과 육군사관학교 논산 이전을 요구했다. 후보 시절 공약으로 앞세운 방사청 유치 실천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모양새다.
그러나 백 당선인이 논산 이전을 원하는 방사청은 이미 윤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대전으로 굳어졌다. 윤 대통령은 오랜 기간 대전시가 설치를 주장해 온 우주청과 관련해 우주청은 경남 사천에 설치하고 대신 방사청을 대전으로 이전하겠다고 지난 대선 기간 공약했다. 그럼에도 백 당선인은 방사청 논산 이전을 강조하며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지역사회에선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공약을 차치하더라도 대전에선 안산첨단국방클러스터 조성이 순항하고 있고 최근 방산혁신클러스터 공모 사업에도 선정되면서 대전시가 방위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설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큰 방침을 결정해서다. 방산 분야 인프라를 보유한 충남 역시 육사 논산 이전을 통해 대전과 시너지를 일으킬 충청권 국방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로드맵을 내놓은 상태다.
혁신도시 지정에 따른 공공기관 이전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충청권의 연대를 약화시키는 분란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 민선 8기가 시작되는 내달부터 대전시는 방사청을, 충남도는 육사 이전을 위해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뜬금없는 방사청의 논산행(行) 주장이 충청권의 공조를 해친다는 얘기다. 특히 현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계획에 밀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늦어질 우려가 높아 충청권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한 연대를 이뤄야 하는 상황이다.
백 당선인은 방사청의 논산 유치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백 당선인 인수위 관계자는 “백 당선인이 방사청의 논산 이전 공약을 내세운 시점에서 갑작스레 대전 이전이 결정됐다. 같은 생활권인 대전의 지역공약과 당선인의 공약이 상충돼 안타깝지만 방사청의 논산 유치는 핵심공약인 만큼 논산 유치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충청권 메가시티의 완성을 위해선 지역 이기주의를 경계하고 협력과 연대를 틀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충청권의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개별 지역의 이득만 바라면 메가시티는 절대로 완성될 수 없다. 내줄 건 내주는 공존과 상생이 있어야만 메가시티가 구축될 수 있다. 동일 권역의 자치단체끼리 기관 유치나 설립 등에 경쟁이 붙게 된다면 충청권 메가시티는 최근 갈등으로 진전되지 않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의 전철을 밟게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신익규 기자 sig260@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