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메타버스 시장이나
생동감 더불어 현장감 갖춰
대전 관광 연계해 콘텐츠화
실제 관광객 유입까지 도모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청년 유출 문제는 어느덧 필히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처음엔 일자리를 찾아 상경하는 이들이 늘더니 청년창업이 활기를 띠자 이젠 유망한 청년 창업가들마저 고향을 등지고 서울로 발걸음을 옮긴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는 하나 지역사회 입장에선 아쉬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안타까워 하기엔 이르다. 대전의 매력에 푹 빠져 지역을 떠나지 않고 더 나아가 지역 특색을 살린 사업 아이템을 강구하는 청년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디서 들어봤을 법 하지만 아직 개념은 익숙지 않은‘메타버스’ 세상 속에서 대전이 지닌 아름다움을 담아내고자 하는 여인표(37) 대덕관광랩 매니저를 만나봤다.

 

 

◆메타버스에 뛰어드는 대전청년

대학생 때 뛰어든 창업 생태계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한 여 매니저는 올해 큰 도전에 나섰다. 공동체 활동에서 안면을 튼 지역 청년 창업가들과 합심해 메타버스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올해 저를 포함해 6명의 창업가들과 함께 국제메타버스미디어협동조합(가칭)을 설립,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기로 했어요. 최근 들어 급부상하고 있는 메타버스는 그 집중도에 비해 생각보다 시장 개척이 활발히 이뤄져 있지 않거든요. 이로 인해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부정적 견해도 있지만 당장 몇년 전만 하더라도 유튜브는 아는 사람만 사용하는 앱이었어요. 해외 대기업에서 메타버스를 둘러싼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을 보면 지금이 시장에 진입할 적기라고 판단한 거죠.”

그가 꿈꾸는 사업 아이템은 메타버스의 세계에만 갇혀있지 않다. 관광과 메타버스의 결합. 이것이 여 매니저가 구상하고 있는 창업 전략이다.

“메타버스가 가상 공간을 마련해준다면 이를 뒷받침할 콘텐츠가 필요해요. 메타버스의 강점은 가상공간(VR)을 현실처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더니 ‘관광’이 눈에 들어왔어요. 360도 촬영 기법을 통해 눈에 탁 트이는 자연 경관을 메타버스에 담아 VR관광을 개발하는 것이죠. 360도 촬영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현장감인데 이를 활용한다면 2D영상으로만 한정돼 있던 비대면 관광이 배 이상의 생동감을 지닌 VR관광으로 진화하게 되겠죠. 특히 각종 비대면 콘텐츠가 나날히 발전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한다면 충분한 잠재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해요.”

 

◆메타버스와 대전의 결합

메타버스와 관광 콘텐츠의 컬래버레이션이 그의 종착지는 아니다. 여 매니저에겐 VR관광이 지니고 있는 접근성을 적극 활용한 또 하나의 목표가 있다.

“제 사업 아이템이 메타버스와 관광이라면 그 배경은 바로 지역이에요. 대전에서 수많은 창업과 청년 활동 경험을 맛봤기 때문에 창업 아이템을 구상할때 아무래도 대전을 빼놓을 수 없더라고요. 메타버스라는 공간은 전국 어디서나, 심지어 해외에서도 손쉽게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대전의 멋드러진 공간을 소개해보려 해요.”

메타버스 조합에 뜻을 함께하는 여 매니저의 사업 동료들도 이 같은 방향성에 적극 공감해 대전 그대로를 옮겨둔 관광세계 구축에 한창이다.

“흔히 말하길 대전은 노잼도시고 서울을 비롯한 관광도시는 즐길거리가 가득하다고 입을 모아요. 전 그 점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더라고요. 제 고향이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대전은 서울 못지않게 아름다운 풍경과 즐길거리를 갖추고 있어요. 물론 인프라적인 측면에서 규모 차이를 보일수 있더라도 대전만의 장점을 부각시킨 관광 공간을 알리고 싶었어요. 특히 유명 관광명소는 언제나 관광객들로 바글거리지만 대전의 명소는 인적이 드물기 때문에 이 같은 이점을 충분히 살린다면 대전도 힐링과 관광의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꿈과 희망의 터전 ‘대전’

관광객들이 가상현실 속 대전의 명소를 체험할 뿐만 아니라 현실의 대전 관광지에 발걸음을 옮길 수 있게끔 유도하는 게 그의 첫 번째 목표다. VR관광으로 외부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다는 지표를 개척하는 것이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여 매니저는 대전을 중심으로 한 관광 아이템 개발에 남다른 계획을 짜고 있다. 누군가는 성공을 위해 대전을 떠나야된다고 생각하지만 여 매니저에겐 대전이란 꿈을 갈고닦는 희망의 장이다.

“우선 조합 설립을 통해 가상공간을 통한 관광 명소 소개를 중점적으로 실행에 옮긴 뒤 성공적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360도 영화도 촬영해보고 싶어요. 당연히 그 배경은 여전히 대전이에요. 혹시 알아요? 대전을 중심 배경으로 한 그 영화가 향후 넷플릭스에 올라갈 정도로 유명세를 떨칠 수도 있겠죠.(웃음)”

글=신익규 기자 sig260@ggilbo.com
사진=함형서 기자 foodwor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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