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채무자 비율 은행보다 3.4배 많아
9월 금융지원 종료 시 부실 가능성 커져
“손실흡수 능력 제고 시급” 지적

국내 보험사의 대출 리스크가 시중은행보다도 3.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의 경우 저소득차주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오는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됐을 때 이들로 인해 보험사들의 대출채권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고조된다.
4일 금융연구원의 ‘보험사의 대출채권 건전성 및 손실흡수능력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보험업권의 경우 통상적으로 취약차주로 일컫는 다중채무자의 가계대출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은행의 10.4%, 상호금융 16.3%, 캐피탈 27.5%에 비해 각각 3.4배, 2.1배, 1.3배 가량 높은 수치다.
또 다른 취약차주로 꼽히는 저신용등급 차주의 비중도 13.9%로, 은행 6.1%, 상호금융 7.3%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저소득차주의 비중 또한 4.42%로 은행 3.96%, 캐피탈 4.01%에 비해 높았다.
업계에선 보험사들의 취약차주 대출 위험이 하반기에 더 커질 것이라 전망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원금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가 오는 9월 말로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대전은 타 시·도보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가 많아 우려를 자아낸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의 ‘대전지역 자영업자 현황 및 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전 자영업자 차주 1인당 대출 규모는 2억 7000만 원으로, 은행권 대출 비중은 59.9%로, 광역시 평균인 50.6%보다 높았다.
신용등급이 낮은 자영업자 대출 잔액 비중을 살펴보면 전체의 2.5%로, 광역시 평균인 2.2%를 웃돌았다. 다중채무자인 취약차주 대출도 2020년 2분기부터 감소를 지속하다 지난해 9월 말 0.5% 소폭 증가하는 등 오름세로 전환됐다.
이런 상황에 지역 보험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손실흡수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보험사 관계자 A씨는 “금융지원이 종료되고 나면 부실채권비율이 지금보다 더 솟을텐데 대손충당금을 더 적립하든 손실흡수능력을 재빨리 키워야 한다. 근데 아직까지 뾰족한 묘수가 없다”며 “특히 보험사는 제2금융권처럼 부동산PF대출 한도 규제가 없는 상황인데 부실 가능성이 가장 큰 부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