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6% 찍고 기대인플레 4% 육박
美와 금리역전 전망까지 빅스텝 가능성 커져
“0.5%p면 이자부담 및 경기침체돼” 우려도

국내 물가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를 찍은 가운데 오는 13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개최한다. 기대 인플레이션도 4%에 육박한 상태라 한은이 사상 처음으로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급격한 금리 인상은 소비회복을 억제함과 동시에 취약계층 대출차주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며 적절한 조절을 주문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108.22)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3월(4.1%)과 4월(4.8%) 4%대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5.4%) 5%대로 올라서더니 지난달 6%대에 이르렀다. 시장에선 오는 9월까지 계속해서 인상돼 7%를 넘는 물가상승률도 예측하고 있다.
이미 기대 인플레이션조차 4%에 육박한 상황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높을수록 임금 인상 압력도 커지고, 임금이 오르면 그 수준에 맞춰 가격도 또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한 단계 높아진 물가가 다시 떨어지지 않고 굳어질 수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 한은의 ‘빅스텝’ 결정이 전망되면서 지역 금융권 관계자들의 우려 목소리가 고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과의 금리역전 현상이 일어나면 원화 가치도 급격히 떨어질 수 있고 기대 인플레를 제어해야 고물가 상황이 굳어지는 걸 어느정도 방어할 수 있기에 이해는 가나 성급한 금리 인상은 소비회복의 억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전 한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빅스텝은 물가 하나만으로 결정해선 안 된다. 종합적인 국내외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특히나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은 국내에서는 빅스텝으로 인해 가계 이자 부담도 심화될 수 있다”며 “주식·가상자산·부동산 등에 투자한 빚투족뿐만 아니라 생활 자금 마련을 위해 돈을 빌린 취약계층 모두가 직격탄을 맞을 거다.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