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철도연구원장

이제는 카타르월드컵 열기도 식었고 2023년을 맞았다. 그런데 월드컵에 출전하지도 못한 중국에서 월드컵 기간 중 주목할 만한 사건이 벌어졌는데 그것은 바로 중국정부의 코로나 봉쇄정책에 항의하는 중국인들의 시위였다. 그도 그럴것이 중국은 코로나 확산으로 정부가 봉쇄의 끈을 묶고 일상생활이 곤란할 지경까지 통제를 강화했는데 정작 월드컵 중계를 보니 관중석에 앉은 응원단이나 거리에 쏟아져 나온 사람들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월드컵을 즐기며 응원하는 모습을 보고 중국민들이 화가 단단히 났던 모양이다. 그동안 일부 지방에서 코로나 봉쇄를 반대하는 항의가 몇 차례 있었으나 고강도 방역과 봉쇄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북경이나 상해 같은 대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진 데 대해 중국정부도 적잖이 놀랐던 모양이다. 물론 일부에서 코로나 봉쇄를 매우 강하게 하는 이유가 시진핑 주석의 3연임에 대한 인민통제의 목적이라든지 또는 중국백신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봉쇄가 너무 일방적이고 강한 나머지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게 하는데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는 데다 신장 우루무치의 고층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사망자가 다수 발생했는데 그 이유가 지나친 봉쇄로 인해 제때 탈출하지 못했다는 점이 인민들이 분노를 내비친 이유일 것이다. 이에 놀랐는지 중국정부는 그 이후 봉쇄를 완화했으나 중국의 코로나 상황을 엄중하다고 본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입국하는 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자 중국이 우리에게 보복하는 듯한 외교전을 벌여 엉뚱하게도 그 불똥이 한국으로 옮겨붙은 형국이다.

이처럼 코로나는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호시탐탐 위협을 가하고 있는데 신년 벽두부터 대전과 충청권의 화두는 마스크 해제에 대한 논쟁에 묻혔다는 우려감이 든다.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하루에 3만 명 가량의 확진자가 계속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은 최근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다시 마스크 착용을 검토하는 등 여전히 코로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대전충남에서 실내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하겠다고 나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여전히 길거리에서조차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니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고 엘리베이터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말을 많이 해도 눈총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실내까지 마스크를 해제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더 공감이 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12월 1차적으로 코로나 방역 완화가 발표된 이후에도 사람들은 마스크를 벗어 던지지 않았다. 아마 실내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다닐 것이다. 왜냐하면 이제 마스크가 우리에겐 일상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마치 지진이 발생했을 때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들고 다니는 가방이 일본인들에게 일상이 됐듯 말이다. 그런데 코로나 방역이 어느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이 함께 대응해야 할 문제인데 특정 지방자치단체가 자기 지역만 해제하겠다고 나서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고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해도 된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코로나가 지금도 변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현재진행형 감염병이라는 것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그 관할범위에 차이가 있을 뿐 그 목표가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 말이다. 코로나와 독감 그리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까지 함께 확산되는 트리플데믹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지역주민들에게 사회적 합의나 설득 없이 마스크 해제에 대한 논쟁을 이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이제 곧 계묘년 설날이다. 새해 밥상에는 코로나와 마스크 얘기가 아니라 희망과 건강 그리고 행복이 넘치는 얘기들이 밥상 위에 올라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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