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 CEO’ ㈜맥키스 조웅래 회장에게 듣다

▲ 국토경계한바퀴 마라톤 충남 서천군 장항읍 구간을 달리는 조웅래 회장.

#. ‘역발상’을 주제로 자주 강연하시는데 자신의 역발상 개념을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 저는 ‘역·창·락’이라는 표현을 자주 합니다. 항상 바꿔서 생각하고(逆), 이를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創) 대중을 즐겁게 하는(樂) 삶을 살자고 말이죠. 소주회사를 인수, 경영하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라는 경영이념으로 계족산 황톳길을 조성한 것도 이런 역발상에서 시작됐습니다. 소주회사 회장이 난데없이 계족산에 황톳길을 만들겠다고 하니 회사 안팎에서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았지만 끝까지 밀고 나갔습니다. 계족산 황톳길이 대한민국 맨발걷기의 성지이자 에코힐링의 명소로 더욱 각광받고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 근황은.

- 제가 마라톤 마니아인데요, 얼마 전 대한민국 한바퀴 5228㎞를 뛰어 완주하는 도전을 끝냈습니다.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를 출발해 동해, 남해, 서해, DMZ길을 거쳐 다시 통일전망대로 돌아왔습니다. 한국기록원이 국내 최초·최단 시간 국토경계한바퀴 완주 기록으로 인증했습니다. 116일 518시간 57분 59초가 공식기록입니다. 60대 중반의 나이에 도전하고 성공함으로써 저 자신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경로우대증이 나오는 순간부터 세계를 뛸 작정입니다.

#. 예전의 ARS 보드, 700-5425를 비롯하여 맥키스 등 시대를 앞서가는 일련의 사업과 황톳길, 뻔뻔한 클래식, 소주 한 병당 일정액 장학금 기부 등 여러 아이디어를 개발하셨고 끊임없는 도전과 성취를 진행 중인데요 이러한 저력과 의욕의 원천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요.

- 두발로 걷고 뛰면서 에너지를 얻습니다. 비워야 채워지듯 달리고 나면 에너지가 충만해집니다. 마라톤은 제 인생은 물론 사업에도 큰 도움을 줬습니다. 사업도 그렇지만 인생이 마라톤과 같지 않습니까?

#. 소주 알코올 도수가 경쟁하듯 내려가고 있는 추세를 어떻게 보시나요. 시대의 감성을 반영하는 징표일까요.

- 젊은 세대가 저도주를 선호하는 경향은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원인이겠지요. 16%까지 알코올도수가 낮아졌는데요, 우리는 14.9도까지 도수를 내린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제로슈거, 국내 최저열량인 298㎉를 구현했죠. 도수는 낮지만 장기 숙성한 쌀·보리 증류 원액을 첨가해 풍미를 높였습니다.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차별성을 가져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주량에 맞게만 마신다면 다음날 숙취 때문에 고생할 일이 절대 없는 소주입니다. 국민주가 될 조건을 다 갖추지 않았나 싶습니다.

#. 그간 지역사회에 다양한 채널로 기여를 계속하고 있는데 막상 주력품종인 소주 판매에 있어서는 지역에서도 전국 브랜드에 비하여 약세입니다. 지역사랑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 데 대한 아쉬움이 적지 않을텐데요.

- 대기업이 지방시장까지 과도하게 공략하면서 해가 거듭될수록 시장점유율이 낮아집니다. 사실 우리 회사만큼 지역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향토기업이 얼마나 있습니까? 시골집 지키며 부모님 수발 다 들었는데 일 년에 한 번 찾아올까 말까, 예쁘게 화장하고 돈 봉투 들고 오는 도시며느리만 예뻐하는 것과 같지 않느냐 속상한 마음을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서울을 중심으로 1등 브랜드만 살아남는 건 주류업계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지역이 성장하려면 로컬기업이 잘 돼야 합니다.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지역 제품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전공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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